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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들짝’ WBC 꿈 이룬 심창민 “진짜요?”
입력 2016-11-30 14:35 
심창민은 2017 WBC에 뛰는 꿈을 이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30일 오전 심창민(23·삼성)의 휴대폰에 불이 났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에 축하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심창민이 WBC 대표팀에 선발된 건 하루 전날. 이용찬(두산)이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심창민은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 뒤늦게 언론 보도와 지인의 연락으로 알게 됐다.
심창민의 반응은 얼떨떨했다. 진짜냐” 정말이냐.”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가 놀라는 게 이상하지 않다. 지난 10일 발표된 2017 WBC 최종엔트리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WBC는 그와 인연이 닿지 않는 듯 했다.
생애 첫 WBC 출전을 꿈꿨던 심창민이다. WBC는 그가 시즌 끝까지 열심히 뛰었던 동기부여 중 하나다.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던 그는 9월 확대 엔트리에 등록돼 복귀했다. 그리고 17경기에 등판해 10세이브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최고 성적(평균자책점 2.97 2승 6패 25세이브 5홀드)을 올렸다. 타고투저 흐름 속에 존재감이 빛났던 심창민은 마무리투수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열심히 했다.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시험 결과만 기다리는 수험생 기분이었다. 하지만 13명의 투수진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두 번의 부상(어깨·허리) 이탈에도 새 보직을 잘 수행해 개인적으로 만족했던 성적표였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기에 조금 부족했던 것일까. 심창민은 아쉽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용찬의 부상 소식을 접했지만 대체 선수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대표팀 내 사이드암 유형이 적지 않았다. 오버핸드 유형 투수가 뽑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그는 WBC 생각은 접어두고 경산에서 2017 KBO리그를 대비해 구슬땀을 흘렸다.

대체 선수 발탁 이야기를 들은 그는 뛸 듯이 기뻤다. 실력으로 당당히 뽑히겠다던 그였다. 비록 대체 선수여도 그는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김인식 감독도 심창민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완전한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을 높이 평가했다.
심창민은 2015 프리미어12에 이어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공교롭게 그때도 대체 선수였다. 김 감독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이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에 연루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되자 프리미어12 명단을 교체했다.
심창민은 장원준(두산), 임창민(NC)과 함께 프리미어12에 참가해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때 경험은 심창민의 폭풍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심창민은 프리미어12을 통해 많이 배우고 경험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은 뭔가 특별한 기운이 있다. 대체 선수라도 정말 기분이 좋다. 더 크게 성장할 계기를 얻은 것 같다”라고 활짝 웃었다.
설레던 WBC를 뛸 기회가 주어진 만큼 심창민은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야구를 하는 건 다 똑같다. 올해는 시즌이 빨리 끝나 몸을 회복할 시간도 많았다”면서 이번 WBC는 국내에서 열려 관심이 더 클 것이다. 경기력으로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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