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박·비문·국민의당, 제3지대와 개헌론…문재인 "꿈 깨라"
입력 2016-11-28 21:26 
문재인/사진=연합뉴스
비박·비문·국민의당, 제3지대와 개헌론…문재인 "꿈 깨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제3지대와 이를 매개로 한 개헌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옥죄고 있습니다.

탄핵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해 새누리당 비주류의 지원이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고, 이를 고리로 새누리당 비주류·민주당 비문(비문재인)·국민의당이 연대하는 형국이 되면서 개헌 이슈를 놓고 문 전 대표와의 결전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전시당에서의 기자회견과 대학생들과의 시국대화에서 "지금 개헌을 말하는 분들의 정치적 계산이 보인다"며 "꿈 깨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들불처럼 번지는데 곁불을 쬐면서 정치적 이득을 계산하는 개헌논의는 안 된다. 그건 촛불민심을 배신하는 것으로 일부 정치인 중심의 개헌논의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며 "지금은 탄핵에 전념하고 이것이 매듭지어지면 국민이 자연스레 개헌논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 퇴진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이슈가 분산돼 혼란을 가중하고 결국 정치권의 권력 나눠먹기로 밖에 비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지금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헌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개헌은 권력분산·지방분권·선거구제 개편 등 국가시스템을 바꾸는 문제인데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나올 때까지 촛불을 내릴 때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탄핵안의 국회 의결로 문제가 종결되는 게 아니라 박 대통령이 법적으로 완전히 물러나는 헌재 결정 때까지는 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 전 대표는 "개헌의 적절한 시기는 탄핵 정국이 끝나고 국민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개헌을 공약하고 차기 정부 초기에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게 그의 개헌 로드맵이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탄핵 표팔이'를 계기로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일부 야권과 결합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이날 새누리당 일각의 개헌 주장을 "집권연장 획책"으로 규정한 데서 잘 드러납니다.

새누리당이 자발적으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모습으로 국민에 사죄해야지 사전에 야권과의 '탄핵 연대'로 미래 권력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헌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문 전 대표의 생각입니다.

여기에는 국민의당과 비문세력을 향한 경고의 의미도 있어 보입니다.

탄핵의 당위성에 기대어 정족수 확보라는 미명하에 여권과 손 잡고 개헌으로 판을 흔들려는 것은 정치적 이득에 따른 계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친문세력의 지지를 받는 추미애 대표가 이날 "탄핵에 개헌이나 예산 논쟁을 붙인다면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한다" "엄중한 시국에 개헌으로 이합집산을 시도하려 한다"며 개헌 논의 차단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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