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혼족`잡을 금융상품 경쟁 뜨겁네
입력 2016-11-28 17:45  | 수정 2016-11-28 19:38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의미하는 '혼족'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금융업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 전체에서 20·30대 혼족을 타깃으로 한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1인 가구 위주 소비행태 변화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카드업계다. 카드사들은 편의점 및 공과금 자동이체 할인 등 1인 가구 소비자를 위한 카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가 출시한 'CU·배달의민족 삼성카드 taptap'은 편의점 CU,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대중교통 요금 등 주로 1인 가구 지출 비중이 높은 생활밀착 업종에서 할인·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의 '미스터 라이프' 카드는 주거 관련 지출이 많은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해 전기·도시가스·통신 요금 등 각종 자동이체 요금을 할인해준다. KB국민카드가 내놓은 'KB국민 청춘대로 싱글 체크카드'는 온라인 쇼핑(쿠팡·티몬·위메프 등), 대중교통, 뷰티·반려동물 업종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의 '미생카드', 롯데카드의 '올마이쇼핑카드' 등도 비슷한 성격의 카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액, 결제 비중 등의 측면에서 혼족은 이미 카드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분석해 혼족이 집중 소비하는 특정 업종에 할인을 제공하는 맞춤형 카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도 오로지 '나'를 위한 금융 상품 출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혜택을 줄 수 있는 금융 상품 개발에 올인한 상태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 패키지'는 생애주기에 따라 갑자기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 간편하게 모은 돈을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EB하나은행의 '시크릿 적금'은 나를 위한 약속, 나를 위한 투자에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체중 관리·성적 향상 등 자기 관리 약속이나 뷰티숍·문화센터 같은 힐링과 관련된 증빙 영수증을 제시하면 최대 연 0.3%의 우대금리를 준다.
보험 시장에서도 1인 가구 확대에 맞춰 가입자 본인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올해 자사 대표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ZERO)'를 '나의 건강'에 집중한 상품으로 리모델링했다. 시각·청각·후각 등 얼굴 질환 상품, 여성 전용 상품 등 불필요한 특약을 빼고 개인에게 생길 수 있는 질병과 사고 위험만 집중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미래에셋생명이 판매 중인 '종합보장보험 생활의 자신감'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74개의 특약을 갖춰 개개인이 원하는 보장 내용과 보험료 수준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1인 가구 맞춤형 보험이다. 하나금융연구소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종신보험에서 저렴한 실손의료보험과 연금보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혼족 특화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변화한 금융 소비 패턴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은 27.2%로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다. 신한트렌드연구소에 따르면 혼밥족이 외식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에는 3.3%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7.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김태성 기자 /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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