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생각 다른 ‘문재인-김무성-손학규’ 국민은 어떻게 볼까
입력 2016-11-28 16:50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150만 촛불민심 앞에서 정치권이 민심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본격적인 대권다툼에 들어갔다. 야권과 비박계는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면서도, 개헌과 정계개편 좌우이념을 놓고 편을 가르고 난타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나날히 강경해지고 있다.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문 전 대표는 경제 망치고 안보 망쳐온 가짜 보수 정치세력,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립시다”라고 소리쳤다. 또 문 전 대표는 이번에야말로 벌 받을 사람 벌 받게 하자. 박 대통령이든 최 씨 일가든 부당하게 모은 것 모두 몰수하자. 뇌물죄로 처벌받게 하자. 정의를 바로 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가 말한 ‘가짜 보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포함한 보수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이명박, 박근혜, 새누리당… (정말 애국심이 있고 국가관이 있는 집단입니까?) 진짜 보수입니까? 가짜 보수죠. 사이비 보수.”라고 말한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공격 대상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를 넘어서서 보수정치권까지 확대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면서 촛불정국에서 지지도를 높여온 반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유리천정에 갇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진보 좌파에 정권을 뺏길 순 없다”며 이념대결 판세에 기름을 부었다. 김 전 대표는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에서 진보 좌파에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걸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모두 ‘패권주의자로 규정하면서, 패권주의자들을 정치판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생각은 평소에도 가지고 있었다. 자기들끼리만 권력을 독점하려는 비민주적 사고에 빠져있다. 친노, 친문, 친박을 다들 그렇게 본다.”고 비판했다.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대연정을 통한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는 김 전 대표는 비박계와 국민의당, 반 총장까지 끌여들여 ‘반문(反文) 연대 규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원조친박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 전 대표가 스스로를 보수의 구심점으로 주장하며 차기 대권을 운운하는 데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정계복귀와 함께 ‘제7공화국 화두를 던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개헌에 반대하는 문 전 대표와 친문진영을 ‘정략집단이라며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28일 인천시청 브리핑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야권의 패권을 쥔 정치세력은 개헌에 대해 정략이라 매도하고 있지만, 탄핵 프로세스에 걸리는 기간에 개헌을 포함해 충분히 7공화국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 이대로 가자는 자들이야말로 권력에 눈이 먼 정략집단”이라며 그들은 구체제를 어떻게 청산할 것인지, 신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 관심도 없다. 국민이 만들어낸 절호의 기회를 집권에 이용하고자 할 뿐”이라고 문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손 전 대표는 책임총리 추천은 저와 상관 없는 얘기다”라며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손학규 책임총리론을 일축했다. 박근혜 정권과 확실히 선을 긋고 개헌을 중심으로 세를 규합해 차기 대선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범주 기자 /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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