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순신 동상 중심으로 ‘학익진’ 촛불시위
입력 2016-11-26 16:17 
26일 안국동 광화문일대에서 박근혜 정권 하야 집회가 열리고있다. <김호영기자> 2016.11.26

150만 인파로 사상최대가 예상되는 26일의 촛불집회가 청와대를 포위하는 ‘인간띠 잇기 작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를 ‘학익진 작전으로 부르고 있다. 학익진(鶴翼陣)은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대첩에서 사용하기도 했던 집중포화 진법이다. 경찰은 법원이 청와대 인근 200m 지점까지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경찰버스를 이용해 경계선에 두터운 철벽을 쌓았다.
시민들 행진은 오후 4시 경부터 시작됐다. 행진 경로는 사전행진에서는 세종대로 사거리와 광화문 교차로를 거쳐 각각 정부종합청사 교차로, 경복궁역 교차로를 지나는 2개 코스와 삼청로, 신교동 교차로를 지나는 2개 코스다. 모두 4곳에서 사전 집회와 청와대를 포위하는 형상의 ‘인간띠 잇기 행진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본집회를 마친 오후 8시부터 9개 경로로 자정 직전까지 2차 행진을 한다. 이 행진은 세종대로 사거리서부터 덕수궁·돈의문·숭례문으로 향하는 서쪽 경로와 안국동·종로·을지로·한국은행을 지나는 동쪽 경로로 구성됐다. 종착점은 청와대 근방인 경복궁역 교차로다.
경찰들은 오후 들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 보행도로를 버스로 둘러싸고 가로수에 버스를 밧줄로 묶는 등 방비를 다지고 있다. 혹시나 발생할 수도 있는 청와대 월담시도 등을 미연에 방지 위해서다. 네티즌들은 이를 가르켜 ‘학익진에 맞서는 경찰의 ‘뱀또아리 작전 ‘근혜산성이라고 부르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운효자동 인근 등 율곡로 북쪽 지역에 25개 중대 2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날 상경 투쟁에 나선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오늘 우리가 나온 건 농업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다”며 쌀값문제를 넘어 100년, 아니 600년 체제를 갈아 엎자는 것과 그 중심에 농민과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전농 회원들은 1000여대의 트랙터·트럭을 몰고 상경하려다 서울 입구인 양재IC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26일 풀려났다.
그러나 이같은 ‘체제 전복 등 강성 발언을 꺼내놓은 것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거부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회사원 오도원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내지는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감하지만 민주주의 체제를 갈아엎자는 발언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며 분위기가 온건한 다른 집회장으로 가봐야 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오후 8시 정각에 모든 전깃불을 끄는 1분 소등 행사도 예정돼 있다.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린다. 대한민국의 상황을 암흑에 비유하며 촛불로 어둠을 걷어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유준호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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