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부모 돈 뜯어낸 프로야구 선수 출신 중학교 야구부 감독
입력 2016-11-23 11:17 
사진=MBN
학부모 돈 뜯어낸 프로야구 선수 출신 중학교 야구부 감독


프로야구 선수 출신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고등학교 야구 특기생 선발과 관련해 학부모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았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남 부여경찰서는 중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고교 특기생 선발과 관련해 혜택을 주는 조건으로 학부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충남지역 중학교 야구부 감독 이모(47)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4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고교 야구부 감독에게 인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학부모 21명으로부터 모두 1억6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이 학교 야구부 소속 학생의 학부모 대부분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을 이씨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돈을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도박을 하는 데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씨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생 야구부에 지원하는 야구용품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KBO가 야구용품 업체에 글러브나 배트 구입비를 송금하면, 이씨가 업체 관계자 등과 짜고 물품을 받은 것처럼 속인 뒤 현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그가 지난해 한 고교생 학부모로부터 대학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하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천500만원을 받았고, 호남의 한 대학 감독에게 1천500만원을 전달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이씨를 구속하는 한편 학교 관계자와 야구용품 업체 대표 등 6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프로야구에서 투수로 활동한 이씨는 2013년부터 이 학교 야구부 지휘봉을 잡았으나 학부모와의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9월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를 가르치는 야구부 감독이 진학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니 학부모들은 거절하지 못했다"며 "KBO에 신생 야구부 지원 방식을 직접 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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