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통계청도 한국은행처럼 GDP 통계 만든다
입력 2016-11-21 17:10 

통계청이 내년말까지 ‘분배 기반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내부 작업을 진다. 한국은행이 독점해왔던 GDP 통계 추계 및 발표가 이원화되면서 두 기관이 ‘시너지 효과(상승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최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가계소득과 부채 등 분배 지표를 근거로 한 GDP 수치를 내년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통계청은 한은 통계를 기반으로 GRDP(광역지자체 국내총생산)만 생산했지만 내년부터는 전국 단위 GDP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통계청 GDP의 핵심은 ‘분배다.
GDP는 보통 생산과 지출 그리고 분배라는 3개 항목이 같도록 작성된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생산한만큼 지출을 하고 그 지출분이 골고루 경제주체들에게 분배된다는 것을 가정하에 통계가 작성된다는 이야기다.

여태까지 한은은 생산과 지출을 위주로 GDP를 산출해왔다. 가령 특정 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나가 얼마나 생산량이 늘었는지를 계산하고 이를 GDP에 반영했다 의미다. 이로 인해 기업의 생산과 관련된 흐름은 잘잡았지만 가계경제와 관련된 분배지표가 과소 반영돼 실제 국민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향후 발표될 통계청 GDP는 기존 한은 GDP의 한계를 보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분배측면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같은 행정기관인 국세청에서 국민소득과 관련된 자료를 받을 수 있어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통계청은 공유경제 등 기존 GDP에 포함되지 않은 영역을 실태조사를 한 후 GDP 계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은 일본의 사례를 본딴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일본 내무성은 한은과 비슷하게 주로 생산과 지출에 입각해 GDP를 계산해왔다. 이같은 방식으로 일본 내무성은 2015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0.9%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 이후 각종 부양책으로 체감경기가 이전보다 나아진게 사실이어서 이같은 지표가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분배지표에 근거해 GDP를 새로 추계했고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4%라며 새로운 수치를 발표한 바 있다. 두 기관 간 성장률 차이가 무려 3.3%포인트나 난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 산출에 있어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어떤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지표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만큼 통계라는 것이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토론과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은 역시 최근 들어 기존 GDP 통계를 보완하고 있다.
우선 올해 7월부터 관련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공유경제와 디지털경제를 포함시키는 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GDP와 같은 양적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 안전 보건 등을 파악하는 질적지표를 생산하는 작업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이 2011년 ‘삶의 질 지표 등 질적지표를 통해 국민 삶을 추적한 것과 비슷한 시도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역시 환경계정 등을 만드는 등 앞으로 질적지표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두 기관이 GDP(양적지표)와 질적지표를 모두 취급하게 되면서 향후 국민경제를 추적하는 통계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양 기관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상호발전적인 관계를 수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세웅 기자 / 나현준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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