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시 엔터주의 설상가상 ‘사드에다 한류금지령 우려까지’
입력 2016-11-21 16:25 

엔터테인먼트주(이하 엔터주, 오락·문화 관련 주식)가 이번에는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에 막혔다. 그동안 ‘최순실게이트로 대변되는 국내 정치 변수, 사드의 한국내 배치에 따른 중국의 혐한 분위기 등으로 고전했던 엔터주가 또다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 출연 광고·제작물을 금지시킬 것이란 게시물이 뜨자 21일 일부 엔터주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엔터주의 중국 매출액 비중이 10%대 안팎으로 실제 타격이 크지 않은데다 그동안 이같은 한류 관련 게시물이 대부분 뜬소문으로 끝났다는 점을 근거로 일시적인 매도세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오후 3시 현재 전날 보다 1.6% 빠진 609.84를 기록한 가운데 오락·문화 업종은 4% 이상 급락하며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수만 회장이 이끄는 에스엠은 전날 대비 7% 이상 하락해 52주 신저가에 거래되고 있고 양현석 대표의 와이지엔터도 6% 이상 빠졌다. 박진영 대표의 JYP엔터도 2% 이상 하락했다.
올 하반기 중국과의 합작 영화를 줄줄이 선보인 CJ E&M은 전날보다 6% 이상 하락했고 올해 매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영화 배급업체 쇼박스는 무려 13% 이상 급락했다.

이같은 엔터주 몰락을 이끈 것은 지난 19일 부터 중국내 연예 매체들이 ‘한국드라마·영화, 리메이크 작품 등의 방송을 금지하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보도를 쏟아내면서 부터다. 중국 민영 방송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지침을 직접 보진 않았지만 9월 이후 한국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 콘서트 등에 대한 방송사 내 기획이 중단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선 주식시장에 미치는 중국발 악재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중국 광전총국(미디어 관리 당국)이 이같은 한류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공문을 내렸다는 공식 증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월 25일 중국 정부가 유커(중국인 관광객) 20% 감축 지시를 내렸다는 소문이 돌자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큰 낙폭을 경험했지만 이후 보름도 안돼 주가가 회복되기도 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번 유커 금지 때 처럼 금지령이 구두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에 현재 투자 판단을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중국 악재라기 보다는 불확실성 차원에서 매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중국 사업에 공을 들여왔던 엔터기업에겐 중국의 이런 분위기가 악재임에 틀림없다.
에스엠의 올 3분기 연결 대상 해외법인 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중국(SM C&C·24억원)이 일본(SM재팬·14억원)보다 많았다. 소녀시대 엑소 등 주요 그룹들의 중국내 인기로 작년 3분기 보다 중국 매출이 60%나 늘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전체 매출 중 중국 매출 비중은 14.4%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4% 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에는 한중 합작 예능 제작이 늘고 알리바바와의 제휴를 통한 음원 매출이 본격화될 것을 기대해왔다.
와이지엔터는 최근 사드 배치 문제 등 중국 관련 악재로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인 텐센트와의 합작 법인 설립이 보류된 상태다. 다만 실적은 크게 상승해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3억 원, 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121% 성장했다.
[문일호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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