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학가·고시촌에 부는 다이어트 캔디 ‘열풍’ 괜찮나?
입력 2016-11-21 16:15  | 수정 2016-11-21 17:18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위 모씨(24)는 요즘 다이어트 식품 ‘바질 캔디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곤 한다. 수분을 머금으면 부피가 30배나 불어나는 바질시드가 박힌 사탕이다. 식사 시간을 아껴 공부할 수 있는데다가 생각보다 포만감이 상당해 식비까지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위씨는 인생이 걸린 시험을 앞둔 상황이라 밥 먹는 시간조차 사치로 느껴진다”며 배가 고파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면 다이어트 식품으로 허기만 달래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식품이 취업준비생과 고시생들의 한 끼 식사 대용품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밥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졸리지만 다이어트 식품은 몸을 가볍게 해 더 각광받고 있다. 한 봉지만 사면 3~4일 저녁은 버틸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CJ올리브네트웍스의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고시촌 지역의 다이어트 식품 매출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9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역에서 ‘배부른 바질 캔디와 식사 대용 음료 ‘밀스라이트의 매출이 지난 1~3월보다 9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에 서울 동작구 노량진 매출액은 40%나 올랐다.
롯데의 헬스·뷰티스토어 ‘롭스(LOHBs)‘에서도 지난 1년간 대학가 일대 다이어트 식품 매출이 대폭 늘었다. 롭스에 따르면 올해 10월 신촌과 홍익대·건국대 등 대학가 매장의 다이어트 식품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롭스 관계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저렴한 식사 대용 다이어트 제품이 인기가 많다”며 롭스 홍대점에선 바질시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1100%나 늘어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시촌·대학가의 다이어트 식품 열풍에 대해 유례없는 취업난이 빚은 씁쓸한 풍속도라고 평가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젊은 세대들이 영양 공급 수단인 식사를 어쩔 수 없이 때워야하는 끼니‘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광석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급한 마음에 단기간 다이어트 식품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론 체력·집중력 저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함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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