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대상 명예회장 베트남 핀테크社 인수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사진)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전문회사 '유티씨인베스트먼트(UTC)'가 베트남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다. 20일 베트남 현지매체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UTC는 베트남 선두권 전자결제 전문업체 'VNPT 이페이(ePAY, 이하 이페이)' 지분 62.5%와 경영권을 약 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UTC는 베트남 최대 콘텐츠 사업자인 VMG 미디어 보유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나머지 지분은 베트남 국영통신사인 베트남우정공사(VNPT)가 그대로 보유한다.
이페이는 전자결제 전문업체로 특히 온라인 게임머니 충전을 비롯한 모바일 선불결제 분야에서 선두권을 다투는 기업이다. 연평균 거래 규모가 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TC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전자결제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UTC는 이번 투자 이전에도 전자결제 등 핀테크 관련 투자를 수차례 진행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소액 전자금융사업자 마이비를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것을 비롯해 전자어음 결제서비스업체 스타뱅크, 일본 전자화폐업체 비트캐시 등에 대한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트라(KOTRA) 보고서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결제시장은 전자상거래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해마다 50% 이상 급증하는 추세다. 베트남은 아직 현금결제 비율이 80%를 웃돌고 있지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현금 유통을 줄이고 카드 등 전자결제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16-2020 전자상거래 발전 계획'에 따라, 주요 대도시에서의 현금 외 결제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온라인·모바일 쇼핑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전자결제시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93.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분간 고속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성에 주목해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들도 베트남 전자결제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퀴티(SC PE)와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베트남 전자결제 서비스 브랜드 '모모(MoMo)'에 28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UTC는 30년 가까운 업력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바이아웃(경영권인수) 투자 전문 회사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핀테크를 비롯해 교육·레저, 정보통신(IT)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UTC는 임 회장이 최대주주이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김훈식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투자 업무를 맡고 있다. 이번 거래 자문은 영국계 인수·합병(M&A) 전문 자문사인 BDA파트너스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BDA파트너스는 이번 건을 포함해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 M&A 등 올해만 3건의 한국 관련 거래를 자문했다.
[강두순 기자 / 이새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