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가 다음 달 9일 개통한다. 117년 만에 코레일의 독점 체제가 깨지고 본격적인 철도경쟁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SRT는 12월 8일 개통행사를 열고 다음날인 12월 9일 정식 개통합니다.
2011년 5월 공사에 착수해 5년여 만에 개통하는 것으로, 경부·호남고속선을 통해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주요 대도시를 고속열차로 연결하게 됩니다.
◇ 강남권 고속철도 서비스 향상…전체 운행횟수 43% 증가
SRT는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역, 지제역을 지나 평택의 한 지점에서 현재 KTX가 다니는 경부고속선으로 합류합니다.
수서역과 동탄역은 새로 지었고, 지제역은 기존 역사를 확충했습니다.
하루 왕복 기준으로 수서∼부산 구간을 80회, 수서∼광주송정을 22회, 수서∼목포를 18회 운행합니다.
평균 소요시간은 수서∼부산(400.2㎞)이 2시간 30분, 수서∼광주송정(289.8㎞)이 1시간 40분, 수서∼목포(356.6㎞)가 2시간 17분입니다.
각 구간의 할인 전 운임은 수서∼부산 5만2천600원, 수서∼광주송정 4만700원, 수서∼목포 4만6천5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신설한 SRT 수서∼평택선은 총연장 61.1㎞ 중 86%에 해당하는 52.5㎞가 터널입니다.
지하 40∼50m 공간에 건설된 율현터널은 길이 52.3㎞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적으로도 스위스 고트하르트베이스터널과 일본 세이칸터널에 이어 세 번째로 깁니다.
시설 공사를 맡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설물 검증을 안정적으로 완료해 영업시운전을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며 위기 상황 발생에 대비한 비상대응 훈련도 여러 차례 실시했습니다.
SRT가 개통하면 서울 강남·강동이나 수도권 동남부 지역 주민들의 고속철도 이용이 편리해질 전망입니다.
출발역인 수서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과 지하 통로로 연결돼 있는데 지하철 3호선에서 내려 SRT 승강장까지 걸어서 5분이 걸립니다.
새로 지은 동탄역은 향후 개통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역사를 함께 씁니다. 고속철도 역사로는 유일하게 지하에 지어졌고, 스크린도어가 설치됐습니다.
1호선 지제역사와 나란히 만들어진 고속철도 지제역은 환승이 편리해 경기 남부 지역의 새로운 관문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SRT 개통으로 철도 서비스의 수혜 대상이 확대되고 도로교통량이 감소해 지역 간 이동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선 주말 기준 고속철도 운행횟수가 경부축은 183회에서 256회로, 호남축은 86회에서 128회로 43% 증가합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연간 서울∼대전 61만명, 서울∼광주 38만명 등이 도로에서 고속철도로 전환함에 따라 고속버스 통행시간이 줄어 연간 200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117년 만에 철도 경쟁체제 구축…서비스 경쟁 치열
SRT 개통으로 우리나라의 117년 철도 역사상 최초로 간선 철도에 경쟁체제가 구축됩니다.
SRT 운영사인 ㈜SR과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은 각각 운임, 서비스, 좌석, 교통편 등에서 이미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SR은 KTX보다 평균 10% 저렴하게 운임을 책정했습니다.
또 열차 운영사의 책임으로 SRT 운행이 중지되면 승객이 전액 환불은 물론 3∼10%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바일 앱으로 SRT를 예매했다가 열차를 놓친 승객이 출발하고 5분 이내에 같은 방식으로 승차권을 반환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습니다.
이에 맞서 코레일은 'KTX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고 할인율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KTX를 이용하는 고객은 결제 금액의 5%를 기본 마일리지로 적립 받습니다.
KTX의 대표 할인제도인 '인터넷 특가'(365할인, 열차별 예상 승차율에 따라 운임 할인을 제공)의 할인율은 5∼20%에서 10∼30%로 확대됩니다.
SRT는 열차에 승무원 호출 기능을 도입하고 전 좌석에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서비스적인 부분도 개선했습니다.
KTX는 일부 좌석에서만 콘센트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연말까지 전 좌석으로 콘센트 설치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밖에 SRT는 좌석 공간이 보통 칸보다 10%가량 넓은 사회적 약자 칸을 운영하는 등 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앞세웠습니다.
KTX는 서울 사당역과 광명역을 오가는 직통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중 원하는 역에서 경부선과 호남선 구분 없이 KTX를 탈 수 있게 하는 등 승객 편의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SRT 개통에 따라 코레일의 열차운행계획도 일부 조정된다. 바뀐 운행계획에 대한 승차권 예매는 11월 22일부터 이뤄집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통 시까지 SRT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증하고 승차권 예·발매 등 서비스 전반을 점검해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초로 도입된 철도 경쟁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그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지속해서 발굴·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