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목 잡으려는 상인 운집…'집회 특수 노려'
입력 2016-11-19 18:01 
집회 특수(사진=연합뉴스)


한 주 전 '민중총궐기'에 이어 다시 대규모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인근에는 대목을 잡으려는 상인들도 운집했습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 '4차 범국민행동'을 앞둔 19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10여명의 좌판 상인이 늘어서서 양초·방석·핫팩 등 시위용품과 먹거리를 팔았습니다.

양초와 방석은 하나에 1천원, 건전지로 불을 밝히는 양초 모양의 'LED 촛불'은 하나에 3천원씩이었다. 양초도 흰색의 평범한 것 외에 노란색과 파란색 등 색깔을 넣은 것까지 다양했습니다.

민중총궐기 때보다는 모인 사람이 적지만 상인들은 저마다 물품을 파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꺼지지 않는 민중의 촛불'이라고 손으로 쓴 팻말을 내걸고 LED 촛불을 파는 한 상인은 구매하려는 손님이 계속 이어져 얼마나 팔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양초는 주최 측인 퇴진행동이 무료로 나눠준 탓인지 지난주보다는 손님의 발걸음이 뜸했습니다.

퇴진행동 측은 광화문광장 한복판에서 양초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희망자에게만 모금함에 기부하도록 안내했습니다.

한 편의점은 문 앞에 아예 진열대를 내걸고 양초와 종이컵, 방석 등을 판매했지만 좌판 상인들과 달리 낱개 판매를 하지 않아서인지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생수와 김밥, 떡, 피자, 초콜릿 등 먹을 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많았습니다. 한 초콜릿 판매상은 할인 판매한다고 공지한 팻말에 '내가 이러려고 초콜릿 장사를 했나…'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좌판 상인뿐 아니라 인근의 빈대떡 집과 세종문화회관 지하 음식점들도 '집회 특수'를 누렸습니다.

빈대떡 집은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손님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었고 세종문화회관 지하층 음식점들은 손님을 모으려고 지상 외벽에 식당 이름과 메뉴를 적은 피켓을 부착해두기도 했습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상인도 있었습니다. 대학생 위모·최모씨는 붉은 글씨로 '#하야하라 박근혜'라고 적은 흰색 티셔츠를 걸어두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장당 5천원에 팔았습니다.

이들은 "지난주에 이어 나왔다. 지금까지 120여장을 팔았는데 사실은 손해를 보며 팔고 있다"며 "시민들이 같은 티셔츠를 입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 손에 들고 흔들 수 있는 작은 태극기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태극기는 지난해 민중총궐기 등 다른 집회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이후 집회의 특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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