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주권에 또 졌다’는 박주현, 계속될 우정 경쟁
입력 2016-11-19 14:04 
신인상 투표에서 2,3위를 기록한 주권(오른쪽)과 박주현(왼쪽).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 또 졌네.”
지난 14일 신인상 개표 결과를 확인한 박주현(20·넥센)은 나름 만족했다. 하지만 주권(21·kt)이 자신보다 위에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절친의 경쟁의식이다.
2015년 2차 3라운드 29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박주현은 올해 1군 데뷔했다. 30경기에 나가 7승 5패 평균자책점 6.35를 기록했다. 팀 내 다승 공동 2위. 1번도 1군 엔트리에 제외되지 않았다.
불운으로 승리투수 조건이 날아간 게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에도 두 차례 등판해 만루 위기를 극복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신재영(27)이라는 거물에 가려서 그렇지, 박주현의 등장도 넥센에게 큰 소득이다.
당초 신인상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신재영의 수상이 유력했다. 그리고 신재영은 유효 93표 중 1위 90표를 싹쓸이 하며 453점으로 가장 빛나는 샛별이 됐다.
박주현은 81점을 얻어 3위였다. 1위 표는 없었으나 2위 20표, 3위 21표였다. 1표라도 받은 신인상 후보는 총 16명뿐. 수많은 선수 중 3번째였으니 기분 나쁠 게 없다. 박주현은 선방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던진 질문, 2위는?” 주권.” 돌아온 답변에 괴로워하는(?) 행동을 취했다. 아, 또 졌네.”
박주현과 주권은 한 살 터울이나 같은 학년이었다. 프로 입단 년도도 같다. 같은 학교에 다닌 적은 없다. 박주현은 덕수중-장충고를, 주권은 청주중-청주고를 졸업했다. 그러나 경기를 가진 뒤 급속도로 친해졌다. 편하게 지내자며 친구가 됐다. 그래서 호칭은 야”다.
중고교 시절 공식 대회에서 맞붙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때는 ‘급이 달랐다. 주권이 에이스로 활약했던 청주고는 2013년 두 차례나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주현은 팀이 (토너먼트에서)올라가야 만날 텐데, (조기 탈락해)그렇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맞대결의 꿈은 프로에서 성사됐다. 지난 9월 15일 고척돔에서 둘은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8월 10일 수원 경기는 주권이 선발, 박주현이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호되게 당했다. 박주현은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고 6실점을 했다. 주권은 5점을 내줬으나 6회까지 마운드에 있었다(기록은 5이닝). 6점차를 뒤집은 넥센의 역전승으로 둘 다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은 주권의 승.
한 번 졌던 상대에게는 계속 졌다”라던 박주현, 신인상 투표에서도 밀렸다. 147점의 주권은 1위 2표, 2위 37표, 3위 26표를 획득했다. 모두 다 박주현보다 많다. 총점 차이는 66점이다.
주권은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27일 박주현이 보는 앞에서 무4사구 완봉승으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박주현이 1승을 더 많이 했지만 이닝, 평균자책점은 주권이 우위다.
박주현은 절친 주권과 ‘달라질 승부를 기약했다. 1년 후만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이상 펼쳐질 그들의 ‘장편 드라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