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제2 트럼프 탄생하나" 유럽에서도 우익 포퓰리즘 집권 가능성
입력 2016-11-19 11:22 
사진=연합뉴스
"제2 트럼프 탄생하나" 유럽에서도 우익 포퓰리즘 집권 가능성



유럽 주요국들이 일제히 선거 정국에 돌입하면서 우익 포퓰리즘 집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럽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에 한껏 고무된 극우당 대표와 대선에서 겨룰 제1야당 후보를 뽑는 경선이 치러집니다. 다음 달 4일 오스트리아 대선에선 2차대전 후 서유럽에서 첫 극우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총리의 명운이 걸린 개헌 국민투표가, 독일에서는 총선이 예정됐습니다.

유럽이 난민위기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주요국에서의 이런 선거전은 반(反)이민·반세계화를 주창하는 우익 포퓰리즘의 위세를 확인할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공화당의 20일 대선 후보 경선 1차 투표와 27일 2차 투표는, 그 승리자가 내년 대선에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와 겨루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선이 1, 2차로 나눠 진행되는 만큼 르펜의 최종 당선 가능성은 아직 작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제1야당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우파 기성 정치인과 극우당 대표의 최종 결선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중도좌파 집권 사회당이 경기 침체와 잇단 테러 사건 발발로 인기가 추락한 가운데, 공화당 경선에선 알랭 쥐페 전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지지율 1, 2위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쥐페는 친기업적 개혁을 약속하는 한편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근절을 위한 '인정사정없는 전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고, 사르코지는 무슬림이나 난민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입니다.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이들 중 선출될 공화당 후보는 내년 5월 대선 최종 투표에서 르펜 대표와 겨룰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당 인기가 바닥이라는 점을 보면 4월 1차 투표에서 르펜이 결선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프랑스에 앞서 오스트리아에서 먼저 '트럼프 당선'의 충격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올해 5월 대선을 치른 가운데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반이민을 앞세운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를 득표율 0.6%포인트 차이로 눌렀지만, 부재자 투표 부정 의혹으로 투표 결과가 무효가 됐습니다.

다음 달 4일 치러질 재선거에서 호퍼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호퍼는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51%의 지지율을 기록해 판 데어 벨렌을 지지율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습니다.

호퍼 당선 시 2차대전 이후로 유럽에서 극우파 정치인이 정상이 되는 첫 사례가 됩니다.

오스트리아 대선일과 같은 내달 4일 이탈리아에서는 개헌 국민투표가 치러집니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밀어붙인 만큼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한 국민투표입니다.

보름 앞서 시행된 여론조사에서는 개헌 반대가 찬성을 7∼10% 포인트 앞서고 있습니다.

상원을 축소해 정치 비용을 줄이고 정치 체계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집권당의 개헌 명분보다는 정부를 불신임함으로써 변화를 이루자는 야당의 전략이 더 잘 먹히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투표 부결로 렌치 총리가 사임하면 2018년 총선을 내년으로 앞당겨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이 집권할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반이민·반유럽연합 성향의 극우당 북부리그에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반이민·반난민 우익 포퓰리즘에 맞선 '서구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최근 정치지형의 변동으로 난항이 예상됩니다.

난민 대규모 유입과 이민자 출신의 테러 등 범죄행위로 사회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 창당 3년 만에 극우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 9월 베를린 주의회에까지 입성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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