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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삼성전자, 전장업체 ‘하만’ 인수…신의 한 수”
입력 2016-11-15 14:44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Harman)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자 증권가에서 전장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오전 10시1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3% 오른 156만9천원에 거래되며 사흘 만에 반등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해 주가가 각각 3.09%, 2.82%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커진 게 주된 이유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가 주가를 반전시켰다. 신성장 동력으로 전장사업을 육성하기로 한 상황에서 하만 인수 카드를 꺼내든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해 기술확보뿐만 아니라 시장 내 지위를 단기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여러 증권사 연구원들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신의 한 수로 평가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 전장사업의 궁극적 방향은 완성차 제조보다 스마트카 시장에서의 시스템 공급업체”라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사물인터넷(IoT), 대중화된 다수의 고급 브랜드, 글로벌 유통망까지 확보한 하만에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접목하면 향후 보쉬, 컨티넨탈 등과 경쟁 시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1차 공급업자 지위를 얻는데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으로 그 시간을 단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사업은 삼성전자의 기존 비즈니스와는 상당히 다른 특성과 고객을 갖고 있어 자체적 육성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M&A는 시간을 벌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다. 삼성의 반도체, 패널 기술과 하만의 전장 사업 노하우 및 고객 포트폴리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만 인수금액은 주가수익비율(P/E) 18~20배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높은 멀티플이 적용돼 다소 비싸게 인수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성장성 확보가 시급한 마당에 인수를 통한 차량용 시장에서 지름길 찾기라는 선택이 될 수 있어 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뿐만 아니라 세트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하만은 전장부품 매출이 크지만 오디오, 스피커 등으로도 유명하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만의 전장사업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부문 제품의 자동차용 부품시장 진입이 용이해 질 것”이라면서 또 하만의 오디오기술과 삼성전자의 완제품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 이어 삼성도 전장부품을 기반으로 친환경차, 커넥티드 카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의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관전 포인트는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중심에서 벗어나 LG, 삼성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지 여부라며 ”이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산업 역량을 키우고 밸류 체인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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