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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서 빛난 니퍼트…外人전성시대를 열다
입력 2016-11-14 15:11 
두산은 29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1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타에 힘입어 NC를 1-0으로 꺾었다. 역대 33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팀이 1차전을 승리한 건 24번이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 무실점 기록(26⅓이닝)을 이어갔다. 종전 기록인 김수경의 27⅔이닝을 가볍게 경신했다. 니퍼트는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사진(양재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6 프로야구 최고 선수 자리는 당연히 더스틴 니퍼트(35)의 몫이었다.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 전성시대를 열었다.
니퍼트는 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리그 시상식 대망의 MVP로 수상했다. 이로써 니퍼트는 두산(OB) 출신으로는 박철순(1982년), 김상호(1995년), 우즈, 리오스에 이은 5번째 수상이다. 외국인 선수로는 1998년 타이론 우즈(OB),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지난해 에릭 테임즈(NC)에 이어 네 번째다.
니퍼트가 외국인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셈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라기보다는 토종선수에 가깝다.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하면서 한국 땅을 밟은 지도 이제 6년이 지났다. 한국 첫 해인 2011년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을 거두며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에서 활약하면서 한국 여성과 결혼해 니서방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비록 지난해 정규시즌은 등 부상 때문에 20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는 25⅓이닝 무실점이라는 경이로운 피칭을 선보이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1등 공신 노릇을 하며,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올해 투수로는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6년은 투수들에게 가혹한 시즌이었다.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팀 평균 타율은 0.290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40명이나 된다. 반면 투수 평균자책점 역시 5.17로 최근 10년 중 2014년(5.21)에 이은 두 번째로 높다. 이런 와중에 니퍼트는 군계일학이었다. 그는 28경기 나와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을 남겼다. 다승, 승률, 평균자책점 1위로 3관왕이다. 타고투저 시즌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니퍼트의 성적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리오스에 뒤지지 않는다. 역시 리오스도 다승(22승)과 평균자책점(2.07), 승률(0.815) 3관왕을 하고 MVP를 받았다. 하지만 2007년보다 올 시즌 ‘타고투저 흐름이 더욱 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니퍼트가 훨씬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최근 4년 동안 MVP도 모두 타자들의 몫이었던 점에서 니퍼트의 피칭은 눈부셨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선발로 나가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좋은 감을 계속 이어갔다.
지난해 테임즈에 이어 프로야구는 최초로 2년 연속 외국인이 MVP를 차지했다. 니퍼트가 본격적인 외국인 시대를 열은 셈이다. 니퍼트가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두산의 전성시대는 계속 되리라는 관측이 많다. 오프시즌 니퍼트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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