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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만찢남’ 오오타니, 이틀동안 홈런+‘천장 2루타’
입력 2016-11-14 07:38  | 수정 2016-11-14 07:39
오오타니가 13일 도쿄돔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7회 선두 대타로 나서 3구째를 힘껏 휘두르고 있다. 이 타구는 돔 천장으로 솟았으나 되돌아오지 않으면서 2루타로 인정됐다. 사진(일본 도쿄돔)=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일본 대표팀의 보물인 오오타니 쇼헤이(22·닛폰햄)가 12일과 13일, 도쿄돔 네덜란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일 ‘만화같은 활약으로 일본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틀 연속 역전승부가 펼쳐지면서 일본의 연장 승부치기 승으로 결정 난 두 경기에서 오오타니는 번번이 드라마를 만드는 괴력의 한방을 책임졌다.
12일에는 1-5로 뒤지던 5회 선두타자로 나와 ML 통산 53승의 자이어 저젠스(네덜란드)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낮은 공을 받아쳐 도쿄돔 우중간의 가장 깊숙한 담장을 훌쩍 넘어간 이 홈런 이후 일본은 5회에만 6득점, 흐름을 가져왔다.
13일에는 2-8로 뒤지던 7회 선두 대타로 출격해 힘껏 휘두른 타구를 도쿄돔 우측 천장에 꽂아 넣는 진기명기를 연출했다. 천장까지 솟았으나 되돌아오지 않은 이 타구는 도쿄돔 로컬룰에 따라 2루타로 인정받았다. 도쿄돔 천장에서 타구가 사라지는 마법은 지난 2002년 7월18일 요미우리의 ‘괴물이었던 마쓰이 히데키가 요코하마(현 DeNA)전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14년만. 오오타니의 진귀한 ‘천장 2루타 이후 각성한 일본 타선은 이 날도 역시 7회에만 6득점, 단숨에 열세를 따라잡으며 승부를 되돌렸다.
이틀 연속 대형 타구로 6득점 ‘빅이닝의 선봉에 선 드라마틱한 활약이었다. 내년 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임무가 예정된 오오타니지만 이번 평가전 시리즈에서는 타선에서도 숨길 수 없는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번번이 극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주인공 활약으로 탄탄한 실력과 타고난 스타성을 입증했다. 일본 팬들은 ‘너무 잘해서 현실감이 없다 ‘만화 속에 들어간 것 같다는 등의 감탄을 쏟아냈다.
일본 대표팀의 고쿠보 감독은 멕시코, 네덜란드와 네 차례 평가전을 마친 13일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기본적으로 투수로 기용한다”며 내년 3월 WBC 무대에서의 오오타니 활용법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타선의 흐름을 살려주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어쩔 수 없는 욕심을 드러내 ‘타자 오오타니 카드의 매력은 일본 대표팀에 달콤한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4년 전 마쓰이가 도쿄돔 천장에 꽂아 넣었던 타구는 이후 회수돼 일본의 야구전당박물관에 전시돼있다. 도쿄돔은 오오타니의 타구도 14일 이후 회수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천장 구조물이나 틈새에서 공을 꺼내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발견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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