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②] 엄태화 감독, ‘가려진 시간’으로 이룬 첫 장편 데뷔
입력 2016-11-12 09:37 
사진=쇼박스 제공
엄마를 잃은 후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신은수 분).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수린에게 성민(이효제 분)이 먼저 다가온다.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 아는 추억을 쌓아가는 그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가 실종된 채, 유일하게 수린만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는 남자가 수린 앞에 나타난다. ‘멈춰진 시간에 갇혀 어른이 되었다는 성민(강동원 분). 수린만이 성민을 믿어주는 가운데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성민은 쫓기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가려진 시간


[MBN스타 최윤나 기자] 감독과 배우 사이이자 형제인 류승완, 류승범 형제가 있다면 이제 엄태화, 엄태구 형제가 그 뒤를 이을 예정이다. ‘밀정으로 엄태구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면, 이번엔 엄태화 감독이 ‘가려진 시간으로 동생에 이어 이름을 알릴 차례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모든 이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인 배우 신은수가 있다.

◇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과 함께 호흡하는 소녀에 신은수를 캐스팅 한 계기는?

오디션을 봤어요. 원래는 연기지망생이라기 보단 걸그룹 준비하던 친구였죠. 요즘에 그런 끼 있고 얼굴이 좋은 친구들이 배우보단 가수 쪽으로 가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 감성이 좋은 친구들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됐어요. 첫 인상이 좋았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느낌이었고, 수린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외로움을 잘 표현할 것 같았어요. 또 성격이 본인은 어필하려고 들이대는 스타일이 아니면서도 강단이 있어보였죠.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트레이닝을 먼저 시작했어요. 제 기대보다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했는데 보면서 확신이 들었죠. 이 친구는 두 시간동안 봐도 지겹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 ‘검은 사제들에 이어 ‘가려진 시간에서도 강동원의 아역을 맡게 된 이효제 군의 캐스팅은 우연의 일치였나?

사실은 효제가 그렇게 많이 작업한지 몰랐었어요. ‘사도나 ‘검은 사제들도 몰랐을 때였고요. 그때 처음 듣고 너무 많이 나오면 겹치니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호흡이 좋다는 걸 알아봐서 스스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강동원 씨와 호흡도 잘 맞는 것에 대한 확신도 들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지만, 경험이 많은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아역 특유의 학원에서 배운듯한 연기가 아니어서 좋았죠. 아이인데도 묘한 얼굴이에요. 아이인데도 어른스러운 표정이 있거든요.”



◇ ‘가려진 시간에서 시간이 멈춰진 상황과, 그 장소를 설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있다면?

멈춘 세계를 표현할 때 스펙터클한 장면보다는 정서적으로 이 장면들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너무 볼거리가 없으면 안 되니까, 작은 아이디어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한 게 물이나 연기, 동적인 순간들 등을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 것들이 수린이라는 소녀의 상상력 범위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조금은 유치해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스러운 표현들이었죠. 너무 진지하게 가면 허점이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 섬으로 설정을 했던 건 아이들이 육지로 나오는 것보단, 섬이기 때문에 갇혀서 매일 똑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 거니까 고립감과 외로움 그리고 권태를 표현하기 좋을 것 같았어요.”

◇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라는 타이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형제 연출, 배우로서 많은 것을 다져놓으셔서 그분들 덕에 좀 더 주목받는 것 같아요. 저희에겐 감사한 일이죠. 류승완 감독님도 저희에게 실제로 잘 해주세요.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요(웃음).”

사진=쇼박스 제공


◇ 동생 엄태구가 영화 ‘밀정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특히나 뺨을 때리는 신을 봤을 때의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다.

워낙에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갔었어요. 미리 들어서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싶었죠. 상대 배우에게 내가 다 미안한 느낌이었요. 또 태구 성격상 얼마나 미안해했을까 생각도 들었고요. 근데 몰입하면 앞뒤 안 가리고 하는 성격이라, 가차 없이 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재밌었어요. (엄태구와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다른 배우들과 크게 다르지 않죠. 조금 더 편한 건 서로를 잘 알아서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뿐이에요. 동생과 작업하는 건, 서로 다른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이야기를 할 때 어려울 수 있는 걸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편하달까요.”

◇ ‘가려진 시간을 통해서 얻은 게 있다면? 단편영화 시스템과 어떤 점이 크게 다르게 느꼈졌나?

매번 영화를 찍을 때마다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 안에서, 그동안에 비해 세분화된 스태프들과 일을 해봤으니까 소통하는 방법과 노하우를 배운 것 같아요. 그게 제일 큰 것 같고요. 상업영화를 처음 입봉 한 거니까, 다른 지점이 있었죠. 시스템이 안정적이었거든요. 예전에 저예산 영화를 만들 때는 제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았어요. 섭외를 하더라도 가서 해야 하고, 열악했죠. 그에 비해 지금은 조금 더 많은 부분들을 프로 스태프들에게 맡길 수 있어서 배우와 소통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콘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좋았고 편했죠. 아쉬운 건 없었어요. 오히려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요.”

◇‘가려진 시간 이후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차기작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정해진 건 없는데, 하고 싶은 것에는 SF호러 장르도 있어요. 한국적인 SF호러도 해보고 싶고, 한국 구한말 역사를 다룬 영화도 해보고 싶고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오늘의 이슈] ‘그것이 알고싶다, 최순실 성형외과 의혹 밝히나…제보 쏟아져”

[오늘의 현장] 한채영 '한파에서 포기못한 초미니' [MBN포토]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