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주열 해외서 조기귀국…비상체제 돌입한 금융권
입력 2016-11-08 17:22  | 수정 2016-11-08 19:31
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따른 국정 공백 상태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행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지난 5일 출국했던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는 당초 귀국 예정 날짜를 하루 앞당겨 8일 귀국해 한은 주요 간부들과 함께 '금융경제상황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 등 금융·외환시장 불안 요인을 점검하고 비상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금융·경제의 안정이 중앙은행 본연의 사명임을 깊이 인식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최순실 게이트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이 총재가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리박빙(如履薄氷·얇은 얼음을 밟듯 위험한 상황)'으로 대표되는 엄중한 경제 상황에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위기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임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국회 인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의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된 지난달 24일 이후 이달 4일까지 14.4% 급등했고 주식·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총재는 BIS 회의를 앞둔 지난달 31일 정례 간부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일수록 한은의 역할을 놓치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 바 있다. 한은 조사국 등 주요 부서에서는 주요 위기 현상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재검토에 나선 상태다. 한은은 당분간 돌발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비공식 간부회의를 수시로 소집할 계획이다.
[부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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