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비선실세로 지목된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 씨(47)가 곧 중국에서 귀국해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체포한 차씨 측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을 소환해 집중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특본 관계자는 이날 송 전 원장은 증거인멸 우려 때문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차씨 측근들과 함께 중견 광고사 대표를 협박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등을 받는다. 특본은 송 전 원장을 상대로 차씨 측이 포레카를 인수하려 한 이유와 미르재단 설립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본은 차씨가 최순실 씨와 함께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면서 주요 일감과 기금을 포레카를 통해 빼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송 전 원장이 차씨 인맥으로 2014년 말 진흥원장(차관급)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만큼 둘 사이에 모종의 대가가 오갔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본은 앞서 지난달 27일과 31일 차씨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과 참고인 조사 등에 속도를 내면서 차씨의 횡령 혐의 등에 관한 주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씨 또는 측근이 운영하는 광고사가 KT·현대차 등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광고를 싹쓸이 수주했다는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차씨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각종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편법·불법을 동원해 수십억원대의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개발사업을 수주한 차씨 지인 김 모씨도 지난 4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수사를 통해 차씨가 자신의 외삼촌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나 홍익대 영상대학원 스승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 문화계 인맥 인사에 영향력을 미쳤는지 여부가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YTN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 9월 말부터 중국에 숨어지냈고, 지난달 12~31일 20여일간은 일본에 체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강제소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거세지고 있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