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다시 훈풍부는 신재생에너지株
입력 2016-11-07 17:42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7일 주식시장에서 동국S&C를 비롯한 풍력발전 기업과 태양광 기업 OCI, 한화케미칼, 신성솔라에너지 등의 주가가 많게는 10% 넘게 오르는 급등세를 탔다. 투자자들이 신재생에너지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풍력발전 관련 기업 중에서는 동국S&C의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이 회사는 풍력발전기를 떠받치는 풍력타워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날 동국S&C 주가는 전일 대비 17.98% 올라 912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했지만 기업 성장세를 감안하면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지난해 2110억원을 기록한 동국S&C 매출액은 올해 두 배 넘게 늘어난 41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5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380억원 선으로 껑충 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10%에 육박할 정도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E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맺은 동국S&C 매출은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종가 기준으로 동국S&C 연말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 수준. 글로벌 경쟁 기업의 PER가 20배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태양광 관련 기업 중에서는 OCI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7일 OCI 주가는 전일 대비 8.77% 오른 10만500원에 마감했다. OCI는 태양광 패널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며 최근 업황은 좋지 못했다. 지난 9월 말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13달러 밑으로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격이 급반등하며 회사가 활로를 찾고 있다. 태양광 산업 분석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당 14.1달러까지 회복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얼어붙었던 중국 태양광 수요가 4분기에 살아나며 재고 소진효과로 당분간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OCI는 최근 일본 폴리실리콘 기업 도쿠야마와 도쿠야마말레이시아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 인수계약이 마무리되면 현재 연산 5만5000t 규모인 OCI 폴리실리콘 설비는 7만5000t으로 늘어 세계 3위 지위를 굳힌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어 업황이 개선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0.7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아직 남은 변수도 있다. 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의 위축이 우려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리협약 탈퇴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당선이 현실화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식은 한 차례 찬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용어 설명>
▷ 파리기후변화협약 :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해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맺은 국제협약.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총 195개 국가가 서명했다.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다.
[홍장원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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