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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과감한 전자상거래 투자…주가 22%↑
입력 2016-11-07 17:20 
◆ 기업 분석 / 월마트 ◆
지난해 추락했던 '유통 공룡' 월마트가 올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1969년 설립 이래 줄곧 지켜온 직원 쥐어짜기 등 철저한 비용 절감 전략에 지난해 메스를 든 효과가 올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마트는 올해 교육과정을 이수한 직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0달러로 올렸고, 각 매장의 부문별 매니저 시급은 12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했다. 최근에는 월마트가 관리자급이 아닌 풀타임 직원 임금을 올해 시간당 13.69달러로 2014년 초보다 16% 올렸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행보와는 180도 다른 월마트의 '역발상' 전략이다.
월마트는 '매일 싼 가격(Everyday Low Price)'이라는 샘 월턴의 창업 이념을 지키기 위해 근로자에게 '저임금 고노동'을 강요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월마트의 역발상 전략에 시장은 초기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올해 투자 계획이 나오자마자 월마트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14일(현지시간) 월마트 주가는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월마트 역사상 27년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이 같은 하락으로 시가총액에서 아마존에 역전당하는 굴욕도 맛봤다.
유통업계 컨설팅 업체인 스트래티직리소스그룹의 버트 플리킹어 이사는 "온라인 유통 강자인 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치고 유통업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의 도전으로 성장성이 정체된 월마트가 최저임금 상승 등 단기 비용 상승 요인까지 떠안자 비관론은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월마트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비용 요인이 각각 10억달러, 15억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비용 지불이 향후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시장을 설득했고 월마트 주가 반등도 자신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월마트 CEO의 자신감대로 실적·주가 등이 가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월마트 2분기 매장 매출액은 1208억5000만달러, 영업이익은 61억65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영업이익은 1.6%씩 증가한 수치다. 매장 매출액은 8분기 연속 늘어났다.
월마트는 실적 개선 이유로 "매장 환경을 개선하고 전자상거래에 투자한 덕에 더 많은 쇼핑객을 끌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상품 진열 방식을 개선하고 새로운 물류창고를 마련하는 등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올해 들어 전자상거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제트닷컴을 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탄탄한 미국 내 영향력도 월마트의 투자 가치를 높이고 있다. 월마트는 도심 지역이 아닌 땅값이 싼 변두리 지역에 매장을 집중적으로 오픈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후 제조업체에 납품 단가를 인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매장 수를 늘려 비용을 줄인다. 2013년 5783개였던 미국 내 점포는 올해 6299곳으로 늘어난다.
최근 미국 내수경기가 살아나는 것도 청신호다. 지난 9월 미국 소매판매는 한 달 전에 비해 0.6%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 변수 호조로 월마트 주가는 최근 1년 새 22.6% 상승(11월 4일 기준)했다. 그러나 추가 상승 여부는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마이클 래서 UBS 애널리스트는 "월마트 주가를 이끄는 것은 미국 내 매출인데, 1분기 매출은 4% 증가한 반면 운영 수입은 8% 감소하는 등 실적 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 인수나 노동력에 투자하는 장기 전략에 대한 효과도 몇 분기 실적을 더 지켜봐야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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