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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승부조작 광풍…현역투수 4명에 NC까지 연루
입력 2016-11-07 11:41  | 수정 2016-11-07 11:46
7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박민순 경감. 사진(의정부)=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의정부)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 선수에서 구단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이 경찰이 사건 연루된 현역선수와 브로커를 무더기 검거했다. 특히 구단 차원에서 승부조작을 인지하고 이를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구단관계자들이 검거되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하 북부경찰청)은 7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 관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앞서 유창식과 유창식에 승부조작을 제안한 현역선수의 친형 김모(구속)씨까지 포함해 수사를 일단락하고 8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날 많은 취재진이 경찰의 브리핑 현장을 찾았다.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NC다이노스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지난 7월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NC는 이재학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등 수사 결과 발표에 대비했다. 하지만 이재학은 두산 시절인 2011년 동료선수에게 불법 도박사이트에 160만원을 대리 베팅한 혐의만 인정됐다. 역시 이재학의 동료였던 H투수는 600만원을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둘은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기 전에 도박을 했기 때문에 일반 형법상 단순 도박행위로 공소시효가 지나 불기소 될 전망.
하지만 경찰이 소속팀을 밝히지 않은 F투수는 도박사이트에 400만원을 베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될 예정이다. 이들 모두 프로야구 경기에 베팅을 했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논란까지 불거질 전망이다.
이재학 이외에 가장 뜨거운 감자는 롯데 이성민이었다. 이성민은 NC시절인 2014년 7월4일 마산 LG전에서 1회 LG 오지환에게 볼넷을 주는 방식으로 300만원을 받았다. 또 당시 NC소속이던 E투수도 1회 볼넷과 헛스윙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E는 이후 NC에서 방출돼, 지방 구단으로 옮긴 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최근에는 방출됐다.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는 소속선수들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하려한 NC다이노스 관계자의 핸드폰과 SNS대화 내용을 증거로 공개했다. 사진(의정부)=안준철 기자
문제는 NC구단이다. 수사결과 NC는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타구단으로 트레이드, 군입대, 또는 신생구단 특별지명 보호선수 제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성민은 kt위즈에 의해 지명돼 팀을 옮겼고, NC는 보상금 10억원을 받았다. 이에 팀장급 이상 구단관계자 2명이 사기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단 내부 회의록 등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역 투수 4명과 구단관계자 2명 등 모두 21명이 연루된 대형 승부조작 사건이 프로야구에서 발생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정금조 KBO운영육성부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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