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매머드급 승부조작, `3無`가 불러온 참극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승부조작 광풍이 다시 한 번 프로야구계를 휘몰아쳤다. 4년 전 아픔을 잊어버릴 만큼 더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행해졌다.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예고대로 프로야구 승부조작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2014년 경기에서 1회 고의 볼넷을 던져 승부조작을 대가로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총 7억 원 상당 베팅을 한 전 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브로커 2명 등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또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소속 구단에 범행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해 10억 원을 편취한 구단관계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총 21명이고, 브로커 1명은 구속됐다.
전체규모 20명이 넘는 매머드급 규모가 1차 충격이다. 이어 직접적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배팅, 그리고 이를 알고도 은폐한 구단관계자들까지. 앞서 혐의가 인정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태양 사례까지 종합했을 때 각종 사례와 방식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치밀하고 구체적인 범법행위가 이뤄진 부분이 2차 충격으로 남았다.
4년 전 당시 LG 소속 박현준, 김성현의 승부조작 사건이 발각된 후 야구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 야구계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승부조작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및 윤리교육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나아진 부분 없이 오히려 더 큰 승부조작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심각성 측면에서 더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승부조작 불감증이라 부를 만하다. 3무(無)가 화를 자초했다. 반성도 없고 처벌도 없고 교육도 없었다. 선수들과 일부 구단관계자들 사이에서 뿌리깊이 내린 이러한 안일한 의식이 현재의 대규모 승부조작 사태를 야기했다.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호황기를 누리는 프로야구 전반에 치명상을 입히는 옥에 티가 됐다.
핵심은 뿌리를 근절하는 것이 될 전망. 이번 사안을 야구계 전체가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향후 미래에는 이보다 더 크고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뿌리를 잘라내고 야구계 전반에 의식을 심는 과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부정이 반복된다면 팬들의 인내심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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