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가 암 치료를?" 병원 본인 확인 허술, 명의도용 피해
입력 2016-11-05 20:54  | 수정 2016-11-05 21:00
【 앵커멘트 】
어느 날 병원에 갔는데 자신이 받지도 않은 암 치료를 받은 진료 내역이 나온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누군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5년동안 무려 80건이나 넘게 진료를 받은 건데, 정부의 무대책에 피해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박 모 씨는 얼마 전 건강보험 내역을 확인하다가 말문이 막혔습니다.

걸리지도 않은 자궁암 치료 등 5년간 80건이 넘게 누군가가 자신 이름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신분증이 든 지갑을 분실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명의도용 피해자
- "제 주민등록번호랑 제 이름을 적어서 다니면서, 3년 이상을 쓴 거예요. 너무 기가 막히더라고요."

병원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차트가) 한 분 밖에 안나와서 '치료하신 게 있으시네요'하고 치료를 진행한 부분이라 제 실수가 큰 것 같은데요."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지난 1998년 번거롭다는 이유로 신분증 제시 같은 본인확인 의무가 폐지되면서 이런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명의를 도용당하면 다른 사람의 진료 기록이 남게돼 보험 가입이 제한되는 등 2차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찬규 / 보험설계사
- "과거 병력이 있을 경우에 보험 가입이 제한되는데, 특히 암보험 같은 경우에는 새로 가입하기 힘듭니다."

최근 5년간 3천3백여 건의 명의 도용으로
건강보험재정에서 새 나간 금액은 35억 원,

피해를 막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jay8166@mbn.co.kr ]

영상취재 : 최홍보 VJ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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