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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③] 유지태, ‘스플릿’ ‘꾼’으로 이룰 완벽한 스페어 처리
입력 2016-11-05 10:02 
사진=김영구 기자
과거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철종(유지태 분)은 불운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 밤에는 도박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지만 볼링만큼은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영훈(이다윗 분)을 우연히 만난 후, 철종은 영훈을 자신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된다. 철종의 조력자이자 도박판의 브로커 희진(이정현 분)의 주도 아래 드디어 큰 판이 벌어지게 되고, 철종과 끈질긴 악연의 두꺼비(정성화 분)까지 가세해 치열한 승부가 시작되는데…/‘스플릿


[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 유지태가 술을 마시고 욕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그의 모습을 잘 알고 있는 관객들에겐 영화 ‘스플릿 속 유지태의 모습은 낯설다. 그만큼 연기 변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유지태에서 부담감도 있었을 것.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처음 촬영을 하는데 신사적으로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욕을 했으니까요. 망가지기도 하고 허당기도 있고 해서 어색해졌어요. 어색함을 표현을 하면 안 되는데 말이에요. 근데 사실 두려움은 크게 있지 않았어요. 그간 작가 영화를 해왔고, 그런 감독님들이 디테일을 뽑아내려고 하는 거에 익숙해 있다가, 드라마보다 더 빠르게 찍어버리니까요. 자칫 하면 연기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있었어요.”

제 경력도 그렇고, 제가 감독도 해봐서 말을 하기가 굉장히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최대한 조심스럽게 선한 의도로 접근을 해야 했어요. 스스로 열 번은 더 생각 하고 얘기를 하려고 노력했죠. 부담을 안 주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저도 사실은 ‘1박2일처럼 허당기도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요.”



그의 말처럼 유지태는 다양한 경력이 많은 사람이다. 영화 출연뿐만 아니라 제작 등 배우 이외의 영역에도 손을 댔다. 물론 그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지만, 그에겐 그 경험들이 좋은 교과서가 됐을 것.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끝나고 각본 작업도 했는데, 그게 스페어처리를 못하고 있네요. 여기서 ‘스플릿과 ‘굿와이프로 7번 핀은 친 것 같아요. 나머지 10번 핀을 어떻게 처리하냐가 중요한 숙제인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유지태는 연극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그리고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그다.

창작 연극 제작을 한 편 했었어요. 그 전에 연극을 한 편 제작하고 출연도 했었어요. 근데 공연은 만들면 없어지니까, 배우의 열정이 무대 위에서 한 순간에 펴고 없어져서 아쉽죠. 그걸 카메라에 담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던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질 수 있는 매체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었어요. 영화는 120분에 승부를 걸고, 드라마는 20회에 승부를 걸어서 빨리 찍어야 하고, 연극에 비해 다른 특성이 있지만 그 안에 담아져있는 건 배우이기 때문에 길게 연기를 해서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하는 부분도 있어요. 서로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배우의 열정이 많은 사람을 보고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사진=김영구 기자


그의 연기 열정은 이번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술꾼인 캐릭터에 걸맞게 중간에는 조금의 술을 마시기도 했던 유지태. 그가 보통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제가 작업했던 감독님들이 리얼리티를 좋아하는 감독님들이라서, 술을 조금 마시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우쳤었죠. 실제로 감독님이 부담스러워 하거나 스태프들이 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해요. 영화는 디테일이기 때문에 술 취한 연기를 할 때 티가 나더라고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빨리 촬영해야하는 때에는 술을 안 마시지만요. 이번 영화에서는 술꾼 이미지가 있고,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느낌이 배가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억지로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하면 잘 안 되기 때문이죠.”

18년 차 배우 유지태는 이번 영화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선다. 조금은 자신을 내려놓고 대중 앞에선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앞으로 저 20년은 더 해야 해요. 일단 ‘스플릿도 코믹한 요소가 있지만, 진짜 포복절도하는 코미디 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또 사극, 진짜 탈진될 정도로 촬영할 수 있는 사극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 나가서 경쟁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현재 영화 ‘꾼을 찍고 있어요. ‘굿 와이프 이태준 검사와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이후에 할 영화를 협의 중에 있는데,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아주 큰 영화예요. 버짓으로 치면 ‘스플릿 ‘꾼 이후 상승곡선이죠. 저에겐 어려운 역할이고요. 휴식 없이, 남은 10번 핏 스페처 처리를 할 수 있게 노력 할 거예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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