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형량 억울하다” 항소했다 15년전 살인죄 기소
입력 2016-11-01 14:02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앤 일명 태완이법이 억울하게 숨진 한 대학교수 부인의 한을 뒤늦게 나마 풀어줬다. 1일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종근)는 15년 전 대학교수 부인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A씨(52)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공범 B씨(사망)와 2001년 6월 28일 새벽, 물건을 훔치기 위해 모 의대 교수가 살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단독주택에 침입했다. A씨는 2층 안방에서 자고 있던 교수가 소리를 지르고 발길질을 하자 흉기로 다리를 수차례 찌르고, B씨는 교수 부인의 허벅지를 찔렀다. 교수는 목숨을 건졌지만 부인은 숨졌다. 당시 A씨는 당황해 B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강도살인죄를 부인했다.
검찰은 당시 조사 기록과 A씨, 피해 교수에 대한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살해행위를 담당한 B씨는 물론 공범 A씨에게도 강도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절도죄 등 별건으로 구속돼 지난 8월 3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1심 형량에 불만을 품고 항소한 상황에서 강도살인죄가 추가됐다.
A씨 사건은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앤 일명 태완이법이 없었더라면 묻힐뻔 했다.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살인죄 공소시효과 15년에서 25년으로 늘었지만 당시는 소급적용이 불가능했다. 국회는 1999년 5월 대구의 한 골목길을 지나가던 김태완군(당시 6세)이 누군가에 의해 황산테러를 당해 투병49일 만에 숨지자 지난해 7월에서야 25년인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