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특검 협상중단…우병우 등 최순실부역자 사퇴부터”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8일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된 ‘최순실 게이트 특검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여야가 특검 방식을 놓고 충돌하면서 특검 조기 출범이 어려워진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회동을 열고 교착상태에 빠진 국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8일 진행된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현재 새누리당과 걸고 있는 모든 협상을 다시 생각해보겠다. 3대 선결조건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첫번째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가 이뤄져야 하며, 두 번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 셋째 최순실 부역자의 전원 사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조사 요구도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며 심지어 국민은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지금 해야 한다”며 왜 이런 날강도같은 짓들을 하는지, 한국이 이렇게까지 추락할 수 있냐”고 주장했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을 놓고 지난 27일 진행된 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 협상이 결렬되기는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민주당이 갑작스럽게 특검 협상 중단을 선언한 것은 협상이 길어질수록 새누리당 부담만 커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특검 방식과 특별검사 임명 주체를 놓고 협상이 계속되면 결국 새누리당 부담만 커진다”며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이 쏟아지는데 (새누리당이) 견뎌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협상 중단 선언에 새누리당은 정치공세라며 비난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상설특검을 누가 만들었나? 박영선·박지원·박범계 등 박남매가 만든거 아니냐”면서 자기들이 만든 특검법은 무력화시키고 정치공세하기 위해 그런거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야당이 먼저 제기한 특검과 개헌도 다 받아주겠다는데 안하겠다고 하면 무책임의 극치”라며 내년 12월까지 재밌게 지켜보겠다는 의도 아니냐. 이게 정치인의 책임있는 자세냐”며 핏대를 올렸다.
최순실 파문을 덮기 위해 개헌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든 여당이든 누가돼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고 역대 정부도 (권력형 비리에) 예외가 없었다”면서 (개헌론을) 나만 하나? 국회의장도, 학자도 다 하는 것이지 정진석의 주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만시지탄이지만 잘 결정했다”고 말했다.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정 의장이) 예산안을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 내에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들과 협의를 하자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시국이 시국인만큼 다른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1일 국회의장·여야 3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예산안 뿐만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검 방식, 개헌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정석환 기자 /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