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닛산의 영국 투자결정에 한숨 돌린 英 메이 총리
입력 2016-10-28 14:06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가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 추가 투자를 결졍하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구세주로 나섰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도 영국 내 기업 환경이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닛산은 27일(현지시간) 인기 모델 ‘캐시카이 후속모델과 엑스-트레일 SUV 모델 생산지로 영국 선덜랜드공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현재 캐시카이를 생산하는 닛산 선덜랜드공장은 영국 전체 자동차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공장이다. 영국인 직원만 7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48만대를 생산해 이 중 55%가 EU 회원국에 수출된다.
그동안 38억5000만파운드(약 6조원원)를 투자한 닛산은 선덜랜드공장에 추가투자를 추진해오다가 브렉시트 결정 이후 투자 결정을 유보했다. 곤 CEO는 중요한 투자 결정을 어둠 속에서 할 수는 없다”며 영국에서 EU로 수출하는 차량에 10%의 관세를 물게 되면 선덜랜드 공장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며 추가 투자 유보 결정을 설명한 바 있다.
닛산의 투자 여부는 브렉시트가 영국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로 여겨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지난주 곤 CEO를 총리실로 불러 투자 결정을 설득하고 나섰다. 둘이 무슨 말을 했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곤 CEO는 메이 총리와 만난 이후 영국의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을 바꿨다.
닛산자동차는 이날 영국 정부의 지원과 약속” 덕분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곤 CEO에게 닛산 영국법인의 유럽 수출차는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닛산에 자율주행차의 도로시험 허용도 선물로 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정부는 영국을 자율주행차나 전기자동차 같은 신기술의 허브로 만드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곤 CEO는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오는 2025년께에는 도로에 나올 것으로 보고 현재 10개의 자율주행차 모델에 투자하고 있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영국의 자동차 관련 종사자는 80만명에 이른다. 브렉시트로 영국 자동차산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국가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메이 총리에게 닛산 투자 유치가 첫 관문이다. 메이 총리는 이날 닛산의 결정은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반기고 영국이 기업에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장관도 캐시카이 후속모델과 엑스-트레일 모델을 선덜랜드에서 생산키로 한 것뿐만 아니라 선덜랜드공장을 연산 60만대의 첨단공장으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한 사실은 영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준다”고 환영했다.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