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대차그룹 전체 임원 급여 10% 삭감…이유는?
입력 2016-10-25 14:06 
현대차그룹 임원 /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전체 임원 급여 10% 삭감…이유는?


현대차그룹 전체 임원의 10% 급여삭감을 불러온 위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중첩해서 작용한데서 비롯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 속에서 내수시장마저 위축된 데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매년 반복되는 등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습니다.

25일 현대·기아차 등에 따르면 위기는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유가 하락 등으로 브라질과 러시아의 통화 가치는 2011년과 비교해 현재 50∼55% 떨어졌습니다.

이는 자동차 시장의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브라질·러시아 지역에 대한 현대·기아차 국내공장의 차량 수출 대수는 2011년 23만8천대에서 2015년 5만9천대로 75.2% 급감했습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로컬업체들이 상품경쟁력 확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2014년까지 두 자릿수였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해 8.1%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GM 등 '빅3'가 구조조정 성공에 힘입어 시장 우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유럽과 일본 메이커들도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로서는 이들 메이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0% 감소했고, 기아차 판매량도 14.9% 떨어졌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 파업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현대차 노조는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14만2천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3조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은 수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매년 조금씩 빠지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6.6%를 기록했습니다. 기아차의 영업이익률도 2011년 8.1%에서 올해 상반기 5.2%로 떨어졌습니다.

현대·기아차를 포위한 구조적인 위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에서는 내년에 1.6ℓ 이하 차량에 대한 구매세 인하 혜택이 축소되면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IT 기업들의 시장 진입 등 영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기아차에 큰 부담입니다.

실제로 미래 자동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IT 기업인 구글이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도 자체 기술 개발 외에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미래 자동차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 증대나 공유 서비스 확대에 따른 차량 구매 패턴의 변화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위기는 구조적이고,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외부 환경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임원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경영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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