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송민순 “文,안보관련회의 관장”…北 “남측, 의견문의한 적 없다”
입력 2016-10-24 15:11  | 수정 2016-10-25 15:38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참여정부의 2007년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후에도 안보 관련 일련의 주요 후속 조치에 대한 회의를 실질적으로 관장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총장으로 재직 중인 북한대학원대를 통해 배포한 글에서, 자신의 회고록과 관련한 문 전 대표의 전날 반박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10월 2∼4일)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문 전 대표가 정상회담 이후에도 그해 11월 북한인권 결의안 관련 논의에도 개입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송 전 장관은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이 주재한 북한인권 결의안 관련 회의를 문재인 전 대표가 주재한 것처럼 자신이 회고록에 기술해 ‘중대한 기억의 착오를 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백종천 안보실장은 회의 진행을 맡았고 의견조정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문재인 비서실장이 주요 발언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아울러 문 전 대표가 밝힌 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당시 관계자들로 하여금 11월 20일(송 전 장관이 주장하는 기권 결정 시점) 오후부터 밤까지 서울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논의 경과와 발언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다시 검토하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11월 16일에 정부가 이미 결의 기권을 결정했다는 문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해서도 사안의 주무장관이었던 저자(본인)가 찬성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었고, 대통령이 저자의 11월 16일 자 (찬성) 호소 서한을 읽고 다시 논의해 보라고 지시한 것은,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열흘만에 입장을 내놓았다. 명백히 말하건대 당시 남측은 우리 측에 그 무슨 ‘인권결의안과 관련한 의견을 문의한 적도, 기권하겠다는 립장(입장)을 알려온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진지 열흘만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우리와 억지로 련결(연결)시켜 ‘종북 세력으로 몰아대는 비렬한(비열한) 정치테로(테러)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002년 방북과 관련해 평양에 찾아와 눈물까지 흘리며 민족의 번영과 통일에 이바지하겠다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거듭 다짐하였던 박근혜의 행동은 그보다 더한 ‘종북이고 ‘국기문란”이라고도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북한은 문재인 구하기에 급급한 듯 하다”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찌질한 거짓말을 마시고 철저히 진상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는 어떤식으로든 북한과 접촉한 것은 인정한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접촉조차 없었다는) 북한의 주장은 거짓이란 뜻이다”며 북한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이어 정 대표는 회고록, 미국 대사관 외교전문, 당시 보도 등 모든 증거가 문 전 대표를 향해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25일 문재인 대북결재 요청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와 증언 등을 정리하고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북한은 우리 정치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하지 말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대변인격인 민주당 김경수 대변인에게 누가 물어봤나. 우리끼리 일이다”라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김 의원이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전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쓸데없는 짓을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화살을 여당에 돌렸다.
통일부도 우리 내부의 갈등을 부추기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북측은 이런 구태의연한 형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송 전 장관도 거기(북한)서 나온 것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내가 현직에 있을때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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