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페인 10개월 무정부상태 사실상 종지부
입력 2016-10-24 15:09  | 수정 2016-10-25 15:38

스페인이 지난해 12월 총선 이래 10개월간 이어진 ‘무정부상태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올 12월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위기를 면하게 됐다. 하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집권여당은 사사건건 야당에 발못 잡히게 되고, 독립을 주창하는 카탈라냐 여론 등 스페인 정정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당은 23일(현지시간) 당내 투표결과 제1당 중도우파 국민당(PP)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대행(사진)이 이끄는 보수 정부 출범을 사실상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사회당 회의 결과 라호이 대행 신임 투표를 기권하는 방안에 139명이 찬성했으며, 반대 의견은 96명에 그쳤다. 사회당이 국민당 정부 출범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라호이 대행은 다음 신임투표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스페인은 의회 해산, 3차 총선 실시로 이어지는 정국 혼란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스페인 정당들은 이달 말까지 정부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 의회를 해산하고 12월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라호이 대행이 이끄는 국민당은 2011년 집권 이후 작년 12월과 올 6월 등 2차례 총선에서도 모두 제1당의 자리를 지켰지만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고 연정 구성에도 난항을 겪었다. 사회당과 급진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가 라호이 대행의 연임에 반대하면서 총리 선출 안건은 수차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가까스로 정부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라호이 정부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전체 350석 가운데 137석밖에 확보하지 못한 국민당 정부는 여전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입법 활동이 크게 제약될 전망이다. 내년 9월 카탈루냐주가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할지 묻는 주민투표도 라호이 정부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카탈루냐의 독립은 스페인의 국력 쇠퇴와 직결된다. 750만명이 살고 있는 카탈루냐 지역은 스페인 인구의 16%, 면적의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제2 도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상공업과 관광산업이 크게 발달해 스페인 17개 광역 지자체 중 주민 평균 소득이 가장 높다. 신생정당으로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극좌성향 포데모스가 제3당을 차지하는 등 카탈루냐 주민들은 독립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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