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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희생한 커쇼,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지랴
입력 2016-10-24 06:01 
커쇼는 허리 부상을 딛고 마운드에 복귀, 팀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시카고) 김재호 특파원] 누가 클레이튼 커쇼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커쇼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앞선 2013, 2014년 포스트시즌 팀의 마지막 패배를 막지 못했던 그는 2016년에도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최강팀 시카고 컵스를 막지 못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정규 시즌에서 강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약한 투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 시즌 21경기에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1.69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던 그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4.55가 됐다.
지난 6차전은 커쇼가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진 경기였다. 결과만 놓고 비난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이번 시즌 커쇼가 허리 부상을 딛고 일어나 보여준 투혼을 보면 누구도 쉽게 손가락질 할 수 없다.
그는 이번 시즌 허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쉬었다. 한때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그는 결국 돌아왔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에 마무리 등판까지 자처하며 팀이 승리한 3경기에 모두 기여했다. 그렇게 그는 스스로를 불살랐다.
몸 상태는 괜찮았던 것일까? 6차전 패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허리 부상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몸 상태는 100%였다"고 답했다. 변명을 싫어하는 그다운 대답이었다.
그러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그는 LA타임즈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커쇼가 한 일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다. 커쇼가 앓은 부상은 대부분의 선수들은 돌아오지 못했을 부상"이라며 커쇼가 입은 부상(추간판 탈출증)이 절대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LA에 돌아가는 대로 며칠 안에 선수 측과 오프시즌 기간 허리 통증을 치료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동료들도 일제히 그의 투혼을 칭찬했다. 마무리 켄리 잰슨은 "커쇼는 팀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보여줬다. 100% 상태가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싸웠다.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계속해서 싸웠다"고 말했다.
외야수 작 피더슨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했다. 우리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도움을 줬고, 디비전시리즈를 이겼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에이스의 투혼을 칭찬했다.
그대로 주저앉아 쉴 수도 있었고,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도 있었지만 커쇼는 팀내 최고 투수로서 책임감을 다했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시즌 내내 커쇼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며 그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말했다. 팀은 그에게 많은 것을 바랐지만, 그는 팀이 부르면 언제든 마운드로 달려갔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준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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