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달라진 와인의 계절…불황이 와인애호가에 준 선물은?
입력 2016-10-22 21:12 

불황으로 인해 중저가 브랜드 와인들의 품질이 급격히 향상된 역설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년과는 크게 다른 와인의 계절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미국 시애틀에서 거주한다고 밝힌 글쓴이는 날씨가 조금 쌀쌀해지자 바로 와인 생각이 난다”며 (최근에는) ‘저그 와인으로 불리는 싸구려 와인들의 맛도 과거와 달리 크게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국의 고급 와인용 포도산지인 나파·소노마 밸리에서 재배된 포도는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값이 뛰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경기가 고꾸라지자 중국인들이 사가는 최고급 와인에 쓰이는 포도 외에는 제 값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글쓴이는 이 정치적인 술(와인)은 경기가 좋아지면 가격이 확 뛰고 수요도 늘지만, 경기가 악화되면 바로 수요가 뚝 떨어져 버리는 특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와인 호황기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중소규모의 고급 와이너리들이 큰 와인회사들에 합병되거나 문을 닫자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던 포도원들은 판로를 잃게 됐다. 글쓴이는 비티컬처리스트(Viticulturist)라는 품격 넘치는 이름으로 불리던 포도 재배자들은 다시 포도경작자(Grape Grower)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도경작자들은 포도 재배를 접을지, 지금까지 ‘품격 유지를 위해 포도를 넘기지 않았던 중저가 와이너리에 공급할지를 선택해야 했다. 글쓴이는 현실은 냉혹했고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매스 와인이라고 불리던 대규모 와이너리에 나파·소노마밸리의 최고급 포도가 유입돼 포도주의 질이 향상됐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유럽 와이너리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글쓴이는 프랑스 5대 샤또나 부르고뉴와 같은 명품들은 중국으로 모두 수입되는 바람에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프랑스의 다른 지방이나 스페인·포르투갈산 와인의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며 과거에는 볼 수도 없었던 5달러짜리 리오하(스페인의 고급 와인 포도 산지) 와인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와인이 먹고 싶어진다”, 미국산 중저가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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