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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1] 시구 아닌 승리구 던질 원종현 “감회 새롭다”
입력 2016-10-21 16:54  | 수정 2016-10-21 16:57
NC의 원종현은 지난해 10월 18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자로 등장해 큰 감동을 안겼다. 1년 후 그는 건강을 회복해 투수로서 플레이오프에 참여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오른 28명의 선수들. 1년 전과 비교해 7명의 선수가 새 얼굴이다. 이적생(박석민)과 군 전역자(권희동, 이상호)가 있으며 포스트시즌 첫 경험자(배재환, 장현식, 구창모)도 있다. 다들 영광스러울 터. 그러나 누구보다 더 뜻 깊은 이는 원종현이다.
1년 전만 해도 그는 ‘선수로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스프링캠프 도중 대장암이 발견돼 원치 않게 시즌 아웃. 고통스럽게 항임 치료를 하는 그를 위해 동료들은 시즌 중 155K라는 문구를 모자에 새기기도 했다. 155K는 원종현이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던졌던 155km 강속구를 뜻한다. 빠른 쾌유와 함께 복귀를 기원하는 의미다.
원종현은 지난해 10월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 마운드에 섰다. 투수가 아닌 시구자였다. 깜짝 이벤트였다. 구단의 요청을 받은 원종현은 동료는 물론 가족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경기 당일 그의 시구 소식이 알려지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원종현은 예전 같이 46번의 유니폼을 입고 불펜에서 등장해 마운드에 올라 공을 힘껏 던졌다. 그의 공 하나는 모든 이에게 큰 감동을 줬다.
당시 원종현은 팀과 팬이 보내준 사랑을 플레이오프 첫 번째 공을 던지며 보답하고 싶다. 차근차근 복귀 준비를 해 내년에 진짜 멋지게 던지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대장암 완치 판정을 받은 원종현은 컴백했다. 그리고 올해 54경기에 출전해 3승 3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NC의 정규시즌 2위에 기여했다. 팀 내 홀드 1위이자 리그 내 공동 4위. 성공적인 복귀다. 그는 당당히 실력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됐다.
21일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원종현은 감회가 새롭다. 사실 1년 만에 복귀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정말 많이 노력했다. 구단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정말 기분 좋다. 지난해 함께 하지 못했던 것까지 더해 올해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밝혔다.
NC의 원종현은 지난해 10월 18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자로 등장해 큰 감동을 안겼다. 1년 후 그는 건강을 회복해 투수로서 플레이오프에 참여한다. 사진=MK스포츠 DB
1년 전 팀에 보탬이 못 됐다. 그리고 NC는 플레이오프에서 2승 3패로 탈락했다. 뛰지 못했지만 그 또한 씁쓸했다. 그 아쉬움을 채워주고 싶다는 원종현이다. NC도 그의 활약이 필요하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NC와 LG의 불펜 대결도 승부의 향방을 가를 포인트다.
원종현은 TV를 통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봤는데, LG 투수들이 상당히 잘 던지더라. 나도 보면서 긴장이 됐다. 그리고 자극이 됐다. 절대 지고 싶지 않다. 꼭 LG를 이겨서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1년 전 시구자로 올랐던 포스트시즌 마운드, 이제는 승리조로 나갈 준비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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