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만 글 올리면 고소부터…고통받는 견주들
입력 2016-10-18 19:40  | 수정 2016-10-18 20:30
【 앵커멘트 】
치료가 잘못됐다고 인터넷에 불만을 토로했더니 다짜고짜 고소부터 하는 일부 동물병원들 때문에 반려견 주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 지역수의사회는 고소 방법을 코치해주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술 부위가 벌어져 고름이 떨어졌다."

"병원에서 조제해준 약을 먹였더니 방광 결석이 생겼다."

모두 동물병원 진료에 대한 불만을 올렸다가 고소를 당한 게시글입니다.

고소를 당했던 김 모 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고 1년 반만인 지난달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반려견 주인
-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수술비도 물어줬었거든요. (그런데 글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이유로 고소했다는 게 어이가 없었죠."

지난 2008년 인터넷에 의료사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소를 당한 최보윤 씨는 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최보윤 / 반려견 주인
- "졸지에 제 글이 허위라고 (약식) 기소가 돼서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는 고지서가 날아왔어요. 억울해서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무죄 판결을 받았죠.)"

매년 동물병원 의료사고 의심 건수가 늘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가 고소를 당한 견주들이 늘고 있습니다.


견주가 의료사고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일단 고소부터 하는 겁니다.

▶ 인터뷰 : 동물병원 원장
- "명예훼손으로 그냥 걸어버리는 거예요. 사실이더라도 명예를 훼손한 거니까."

수도권의 한 지역수의사회는 고소 방법을 수의사에게 교육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수의사회가 직접 인터넷에서 글이 삭제될 수 있도록 대행서비스도 해줍니다.

▶ 인터뷰(☎) : 수의사회 관계자
- "위임장과 사업자 등록증이 필요하거든요. (보내주시면) 이것을 사실과 다르니까 글을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해당 수의사회는 취재진에게 악성 댓글로 피해를 보는 동물병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의심되는 의료사고에 대해 해명보다 고소부터 하고 보는 동물병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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