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김효준 BMW 대표의 `밥퍼` 경영
입력 2016-10-18 16:46  | 수정 2016-10-18 18:10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가 ‘밥퍼로 변신한다. 18일 BMW코리아는 김 대표가 10~11월 사이 약 3차례 BMW 전시장을 깜짝 방문해 딜러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MW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BBB(Band of BMW for Breakfast)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 중이다. 전시장 앞에 푸드트럭을 세우고 딜러들의 조식을 챙기는 이번 이벤트는 전국 50개 전시장을 대상으로 11월까지 진행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아침 식사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딜러들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에서 김 대표의 딜러 사랑은 각별하기로 소문나 있다. 2000년에 BMW코리아 대표로 취임하면서부터 딜러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했다. 이는 보통 수입차 업체들이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위해 딜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올해 들어서 건전한 딜러 생태계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최근 견적실명제나 세부정산서 제공 의무화 같은 파격적 조치를 통해 수입차 판매시장을 혁신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BMW코리아는 지난 7월 수입차 업계 최초로 견적실명제를 도입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견적서를 근거로 고객들이 파격 할인을 요구했던 게 딜러의 삶을 황폐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딜러들은 수입이 얼마 남지 않는데도, 다른 딜러, 타업체에 고객을 뺏기고 싶지 않아 제 살 깎아먹기식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BMW코리아에서는 이제 그런 출혈 경쟁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BMW 지난 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5% 빠졌다. 올해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벤츠에 내주게 생겼다. 파격 할인으로 고객들을 유인하지 못하게 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요즘 김 대표가 밥차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으로 딜러와의 스킨십을 강화 중인 것은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추석 때는 본인 명의로 사과 박스를 딜러 개개인에게 보냈고, 최근 전시장 방문 횟수는 1주일에 두 차례 수준으로 늘렸다. 당장의 판매량 감소로 불안해 할지 모를 딜러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걸 설득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BMW의 대표로서 그의 실험이 수입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긍정적 선례로 남을지 주목된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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