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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직관으로 마케팅하는 시대 갔다"
입력 2016-10-18 15:43  | 수정 2016-10-18 15:45

이제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의 역할은 전면에 나서서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터프한 장군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기까지 과정을 역추적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행보를 점치는 세심함이 필요한 시대가 왔죠.”
마케팅의 ‘구루(guru)로 꼽히는 조나단 마틴 퓨어스토리지 CMO의 조언이다. 천재적인 마케팅 전문가가 본인 직관만 밀어붙여 전략 전반을 짜던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다.
20여년간 첨단 테크 산업에서 마케팅 전략을 기획한 그는 미국미디어 벤처비트(VentureBeat)가 선정한 글로벌 톱20 CMO에 뽑할만큼 역량을 인정받는 존재다. 지금 일하는 퓨어스토리지는 플래시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를 만드는 기업으로 삼성그룹이 거액을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톱다운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만들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밑에서부터 각종 데이터를 모아 소비자가 듣고 만지는 스토리를 만드는게 진정한 마케터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디지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정보를 감지하는 수많은 센서(Sensor)가 있거든요. 모든 기록이 디지털에 남아있어요. 오프라인에서 만난 소비자와 교류한 정보만 가지고 마케팅을 하면 시대에 뒤쳐지는거죠. 디지털 요소를 얼마나 고려할 수 있느냐 여부에 승패가 갈리는 겁니다.”
특히 소비자가 브랜드에 직접 말을 건네는 ‘연계감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소비자 반응이 널려있어요. 여기서 별 생각없이 올린 글에 기업이 반응하면 소비자가 열광할 수 있지요.”
그는 누구를 위한 마케팅인가도 중요한 이슈”라고 말한다. 소비자를 뭉뚱그려 설정하고 전략을 짜면 안됩니다. 수집한 데이터로 소비자군을 칼같이 나누고, 잘게 썰어놓은 대상을 상대로 깊히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해야 효과가 있어요.”
퓨어스토리지를 비롯한 기업간거래(B2B) 기업 역시 이같은 이같은 마케팅이 필수라고 그는 말한다. 소비자가 기업인 B2B 마케팅이 어렵다고 하는데 원리는 똑같습니다. 브랜드 자체에 스토리를 입혀야 해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재밌고 독특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어도 좋고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뭘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해야합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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