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힐러리 ‘이메일 수사 무마’ FBI 거래 드러나 파장
입력 2016-10-18 15:30  | 수정 2016-10-19 15:38

미국 국무부가 힐러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하던 FBI에 거래를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패트릭 케네디 국무부 차관은 지난 해 FBI 인사와 접촉해 2012년 벵가지 테러와 관련된 힐러리의 이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FBI가 이를 거부하자 케네디 차관은 FBI가 국무부의 요청을 들어주면 FBI 직원의 해외 파견을 늘려주겠다면서 거래를 시도했다.
FBI는 지난 8월 국무부의 요구를 최종 거부하고, 힐러리가 개인 이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이메일 중 최소 110건이 1급 기밀을 포함하고 있다며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이같은 정황은 공화당의 요청에 따라 FBI가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관련 수사문서 100여건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이는 오바마 정부의 노골적인 힐러리 지원 사실을 뒷받침하고 힐러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는 사안이다. 선거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최종 선거결과가 역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근 힐러리의 지지율 상승세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와 힐러리 캠프에서는 정부기관 간에 기밀을 분류하는 기준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을 갖는 것은 빈번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측은 힐러리의 범죄를 무마하기 위해 오바마 정부가 불법적으로 결탁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공세에 나섰다.
대선 초기부터 언론에 대한 공격으로 선거운동을 이끌어 온 트럼프는 언론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발행 부수를 기준으로 한 미국 100대 언론매체 중 힐러리 민주당 후보를 공식지지한 매체는 43개에 달하는 반면 트럼프를 지지한 매체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는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굴지의 언론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댈러스 모닝뉴스, 애리조나 리퍼블릭 등 공화당 성향의 매체들도 이번에는 힐러리 지지로 돌아섰다.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조차 시카고 트리뷴 등 3개 매체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100대 언론에 포함되지 않은 미주리 지역 중소 신문사인 산타바바라 뉴스 프레스와 자신의 사위인 제러드 쿠시너가 소유한 뉴욕 옵서버만이 지지를 선언했다. 역대 공화당 후보가 100대 매체로부터 한 곳의 지지도 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론인들의 정치자금 후원도 힐러리와 트럼프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인 공공청렴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미국 언론인은 대선 후보에게 39만6000달러(약4억5164만원)를 후원했다. 이 중 96%인 38만2000달러가 힐리리에게 집중됐고 트럼프에게는 1만4000달러만 돌아갔다. 힐러리를 지지한 언론인은 약430명, 트럼프에게 기부한 언론인은 50명에 불과했다.
한편 힐러리에게 불리한 정보를 폭로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인터넷 접속을 에콰도르 정부가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산지는 현재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피신생활을 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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