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신안 섬마을 성폭행·강남역 살인사건, 가벼운 형벌?
입력 2016-10-16 19:40  | 수정 2016-10-16 20:27
【 앵커멘트 】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들에 대한 판결이 최근 화제를 모았는데요.
전남 신안의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입니다.
두 사건 모두 인면수심의 가해자에게 너무 가벼운 처벌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뉴스추적, 이상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상은 기자, 먼저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에겐 어떤 판결이 내려졌죠?


【 기자 】
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 남성에게 징역 12년~18년형이 내려졌는데요.

우선 여교사를 맨 먼저 성폭행한 박 씨에겐 징역 12년이 선고됐고요.

두 번째로 성폭행한 이 씨에는 징역 13년.


세 번째로 성폭행한 김 씨에게 징역 18년이 선고됐습니다.

공교롭게도 형량이 성폭행 순서대로 무거워진 걸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이 씨와 김 씨가 가중처벌을 받기도 했고, 반드시 그러지는 않지만 통상 2차나 3차 성폭행범에게 좀 더 무겁게 형을 선고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질문2 】
네, 그런데 가해 남성 중 한 명은 휴대전화로 범행 장면을 촬영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지요?
원래 경찰 조사에서는 밝혀내지 못했는데 어떻게 알게된 거죠?


【 기자 】
네, 법원은 세 명의 남성 중 두 번째 성폭행범인 이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이 씨가 당시 휴대전화로 범행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인데요.

경찰도 애초 범행장면이 휴대전화로 촬영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해 영상 확보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검찰이 첨단 디지털 복원기술을 이용해 이 씨가 이미 삭제한 해당 영상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 질문3 】
선고가 난 뒤 흑산도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올해 5월 사건 초반엔 좀 시끄러웠지만 한동안 성폭행 사건이 잊혀지는 듯 했다가 선고가 나면서 좀 시끌시끌 하다고 합니다.

제가 흑산도 현지 주민과 통화를 해 봤는데요.

가해 남성 셋 중 둘은 여전히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한 명은 아내가 떠나고 아이들만 남겨진 상태라고 합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3남매인가 있는데 여자도 가 버리고 그래서 제일 그거 가지고 (말이 많지)."

또 가해 남성 중 한 명이 운영하는 횟집은 간판을 내리고 영업을 하다가 지금은 문을 닫은 상황이고요.

그런데 가해 남성 가족들은 이번 선고에 대해 예상보다 형이 세게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질문4 】
당시 피해를 봤던 여선생님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 기자4 】
현재 여선생님은 당시 사고로 신체적 상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당연히 복직도 못한 상태고요.

선고가 내려진 날에도 여선생님이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변호인과 관계자들만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질문5 】
네, 그런가하면 지난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의 범인 김 모 씨에 대해서는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면서요?


【 기자 】
네, 서울중앙지법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징역 30년과 함께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김씨에게 조현병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형량을 정함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6 】
아무리 조현병이 있어도 살인죄를 저질렀는데 30년형은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요?


【 기자 】
네, 유기징역에서는요.

여러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예를 들어 성폭행을 한 뒤 살인을 했다면, 이런 식으로 가중처벌을 통해 최대 50년까지 가능하도록 형법 250조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일사건으로는 최대 30년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이른바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주범인 이 모 병장에게 징역 40년형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 질문7 】
선고가 난 뒤 피해 여성의 유족들,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 기자 】
살인범 김 씨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되자 피해자의 어머니는 법정을 떠나지 못하고 10분 동안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자리에 앉아 오열만 계속하다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조심스럽게 법정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주저앉기를 반복했다고 하는데요.

어머니는 "내 새끼 눈도 못 감겨주고"와 같은 안타까운 말들을 계속했고, 아버지 역시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법원 측이 휠체어를 제공하면서 선고 20여 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법원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강남역 살인사건 모두 선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뉴스추적 이상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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