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공화당 심해지는 두통 `트럼프 때문에 자금난까지`
입력 2016-10-16 16:50 

15일(현지시간) ‘공화당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수십통 받았다. 이메일에는 선거비용 후원을 요청하는 간곡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내달 8일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선거자금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와 성추문 폭로가 잇따르면서 공화당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가 뚝 끊겼다. NBC 방송은 트럼프 캠프에 수만달러를 기부했던 고액 기부자 일부가 음담패설 파일 공개 후 기부금 반환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상원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에는 아찔할 정도로 많은 기부 열기가 있다”며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을 향해 선거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자금난은 주요 경합주에 쏟아붓는 TV광고 금액에 잘 드러나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대선일인 내달 8일까지 8개 경합주에 투입되는 TV광고 금액은 민주당이 8070만달러(약 915억원), 공화당은 6450만달러(약731억원)이다. 특히 펜실베니아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인디애나 미주리 네바다 등은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은 광고비를 쓰고 있다.

공화당은 대선은 고사하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다수의석을 내줄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힐러리 클린턴의 민주당 진영은 넘쳐나는 대선 후원금을 상·하원 선거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화당을 ‘패닉으로 몰아넣은 트럼프의 과거 성추문은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를 계기로 트럼프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 여성이 최근까지 9명이라고 집계했다.
트럼프가 진행한 TV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출연자 서머 저보스(41)는 2007년 비버리힐스 호텔에서 트럼프에서 성추행 당한 사실을 밝혔고, 사진작가 크리스틴 앤더슨(46)은 1990년대 초반 뉴욕의 나이트클럽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잡지 기자 너태샤 스토이노프는 2005년 트럼프를 인터뷰하려던 중 트럼프가 자신의 동의없이 키스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내가 그런 끔찍한 여자를 선택했을 리가 없다. 오히려 내가 피해자”라고 말해 논란을 부추겼다.
또 트럼프가 미성년자 여배우 린제이 로한을 대상으로 곤경에 빠진 여자들이 침대에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 라디오 프로그램 미방영분이 공개됐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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