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기업과 동대문이 손 잡으니 `히트 SPA` 뜨네
입력 2016-10-16 16:03 
롯데마트 안삼점 어바니썸 매장

대기업과 동대문 패션이 손잡고 만든 제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동대문 패션은 ‘싸구려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패션트렌드를 즉시 반영하고 의류제조능력도 탁월한 동대문 패션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안산점에 문을 연 동대문형 SPA 편집숍 ‘어바니썸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어바니썸은 400여개의 동대문 기반 인디 브랜드와 인디 디자이너를 모아놓은 편집숍이다. 한달 매출은 약 1억3000만 원에 달하며, 만든 제품의 90%가 팔리고 있다. 최근 문을 연 구미점도 월 매출이 2억 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자 롯데마트는 앞으로 서울의 송파, 구리, 잠실 점포를 확대 개점할 생각이다.
어바니썸은 같은 제품을 사이즈별로 판매하는 백화점이나 일반 SPA브랜드 매장과 달리 단 한개의 제품을 ‘원 사이즈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에 판매된 상품을 재발주하는 방식이 아닌 100% 신상품을 입고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보통의 패션브랜드는 상품이 다 팔리면 동일한 상품을 다시 보충하지만, 어바니썸은 일단 팔린 옷과 같은 종류의 상품은 다시 들여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매주 세차례 새로운 상품이 매장에 입고되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트렌드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 동대문 브랜드 및 디자이너들이 생산과 유통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어바니썸을 기획한 안치성 어반유니온 대표는 동대문은 일반 브랜드와 다르게 매일 신상품이 나오고 유능한 디자이너 한명이 여러 브랜드의 옷을 디자인해주는 등 독특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변화하는 패션계 흐름을 대기업보다 훨씬 빨리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대기업은 동대문 의류를 활용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동대문 브랜드는 대기업의 유통망을 통해 널리 홍보할 수 있어서 ‘윈윈이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롯데백화점 등 다수의 대기업들도 동대문 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현대백화점 신촌점 매장에서 동대문 옷을 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매장 안에 두 개의 섹션을 구성해 한 곳에서는 브랜드 라벨 없이 동대문에서 일반적인 공장 형태로 생산되는 제품들을, 다른 한 곳에서는 신진 동대문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제품을 편집숍 형태로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영플라자를 비롯해 영패션 전문관 20여 곳에서 동대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동대문 브랜드 매출 성장세는 2014년 20%, 2015년 22%로 늘어났으며 백화점 내 매장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해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 ‘파미에 스트리트를 오픈하면서 동대문표 브랜드를 포함해 젊은 층을 겨냥한 90여 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대기업들이 동대문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이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입점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동대문형 SPA가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불과 며칠 전 TV나 잡지에서 본 연예인이 입고 나온 의류, 잡화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점이 동대문형 SPA의 최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의류의 기획생산부터 판매까지의 라이프사이클을 최대한 단축한 동대문시장의 의류 제조방식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은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