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아남자" 호텔업계에 부는 김영란메뉴 바람
입력 2016-10-16 15:35  | 수정 2016-10-19 10:01
도도하던 호텔 식당가에도 ‘2만9900원’ 메뉴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호텔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의 레스토랑 ‘르스타일’

도도하던 호텔 식당가에도 ‘2만9900원 메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발효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때문이다.
호텔 레스토랑의 경우 뷔페와 중식·일식이 주 수익원이다. 이 중 뷔페는 개인·가족손님이 많아 문제가 없지만 , 중식과 일식은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고가 메뉴 위주라 타격이 있다. 이에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던 호텔들도 너도나도 2만9900원짜리 메뉴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최다 호텔 체인망을 갖고 있는 앰배서더그룹은 최근 호텔 자체 상품권을 구입해 명동에 위치한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 ‘르스타일서 식사를 할 경우 와인이나 맥주 1잔, 안심스테이크·토시살구이·해산물리조또·특선파스타·차돌박이 우거지 해장국·미트볼 야채김치덮밥 등 6가지 메인메뉴 중 하나, 미니샐러드바 이용까지 한꺼번에 묶어 2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상품권은 현금결제와 법인카드로만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접대가 많은 기업 고객을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을 2만9900원으로 책정한 데에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1급 호텔 중에서는 리츠칼튼이 일찌감치 ‘영란메뉴를 준비했다. 짬뽕 하나에도 3만8000원에 판매하던 리츠칼튼의 중식당 ‘취홍에서 4가지 코스요리를 점심에 한정해 2만9900원에 내놓은 것. 샐러드와 돼지고기탕수육, 짜장면, 후식까지 포함된 이 코스는 세금이나 부가세를 포함해 2만9900원에 판매중이다. 리츠칼튼은 일식당 ‘하나조노에서도 2만9900원짜리 메뉴를 내놨다. 우동과 야채마끼, 야채새우튀김 등 3가지로 구성했다. 이 밖에도 ‘가든 레스토랑에서는 2만 9900원에 ‘아스파라거스비프롤을 판매중이다. 모두 ‘김영란법 발효 후 나온 메뉴들이다.
신사동에 위치한 리버사이드호텔 역시 중식당 ‘따뚱에서 3만원 미만 메뉴를 팔고 있다. 주중 런치 한정으로 판매하는 1만4500원짜리 메뉴는 2인 이상 이용이 가능한데, 탕수육, 칠리닭고기, 중새우 등 요리메뉴 2가지와 짜장면이나 짬뽕 등 식사 한가지, 그리고 디저트까지 나온다. 이 호텔은 특이하게도 점심 뿐 아니라 저녁에도 ‘김영란법을 의식한 메뉴를 내놨는데 1인 2만9900원에 요리메뉴 중 3가지와 식사메뉴 중 1가지, 디저트를 포함시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3만원 미만 메뉴 판매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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