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6개월새 36%↑ `브라질 주식펀드 주의보`
입력 2016-10-14 16:17  | 수정 2016-10-14 19:37
최근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독보적 성과를 내고 있는 브라질 주식형 펀드에 투자 위험 경보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반락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헤알화 가치 하락 가능성을 감안하면 브라질 증시가 조정받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14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브라질 주식형 펀드는 36.45% 상승했고 최근 일주일 만에 4.73% 오르며 해외주식형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고 이머징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브라질 펀드가 차별화된 성과를 내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브라질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최근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브라질 주식시장은 정부의 부정부패 스캔들, 국제유가 급락,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 대내외 악재를 겪으며 지난해 13.3%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해 연초 이후 40%의 급등세를 보였다.
추락하던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정부 개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브라질 위기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과 부채 부담에서 비롯됐는데 이를 해결할 만한 리더십 부재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고 미셰우 테메르 정부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재정 개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테메르 정부는 향후 20년간 정부 지출을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동결하는 헌법 수정안과 방만한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도 지난해에 비해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물가상승률도 낮아지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달러당 4.18헤알까지 하락했던 헤알화 가치도 철강석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3.1헤알대로 오르며 안정화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라질 증시 조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신흥시장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아직 중국 등에서 원자재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수요 회복세가 약한 이상 원자재 가격이 반락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테메르 정부 개혁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 헤알화 변동성도 높아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증시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연 10% 이상 꾸준한 이자를 주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금리는 최대 11.3%에 달한다. 게다가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정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자는 이자소득, 채권 가격 시세차익, 환차익 모두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는다.
이재신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장은 "브라질중앙은행은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서 최근 3년간 기준금리를 8.5%에서 14.5%까지 상승시켜왔다"며 "내년부터 물가상승률은 6~7%대로 안정화되고 내수 경기도 회복될 전망이라 브라질 경제가 금리 하향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브라질 금리가 하락하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상승해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부장은 "헤알화 변동성은 높을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10% 이상의 이자소득이 투자 손실 확대를 막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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