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0월 13일 뉴스초점-'잘못' 인정하는 리더십
입력 2016-10-13 20:23  | 수정 2016-10-13 20:56
요즘 우리 사회에 '위기'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북핵 위기는 물론, 저성장에 사상 최고 실업률, 국내 1등 기업인 삼성의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까지 이어지며 국가와 경제에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요.

그리고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9회 연속 본선진출을 기대했던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예선 탈락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갓틸리케' 란 말을 아십니까?
신이란 뜻의 갓(GOD)과 슈틸리케 감독의 합성어입니다.

2년 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아 축구연맹컵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로 이끌었지요. 덕분에 갓틸리케란 말이 국어사전에 오를 정도로 축구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를 이렇게 부릅니다. '탓틸리케' 남탓 하는 슈틸리케란 뜻이죠.

이틀 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4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한 뒤, 슈틸리케 감독이 한 말 때문입니다.

'선수들의 경기는 실망스러웠고, 한국은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졌다'

팀의 리더인 감독이 경기 패배의 원인을 '남탓'으로 돌린 겁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에 계속 비판이 제기됐는데도 말이죠.


한 축구 해설위원은 '전술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과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고도 지적합니다.

리더의 경솔한 언행은 그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직을 와해시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위기 때 리더가 앞장 서서 문제의 원인찾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다면 조직을 다시 살려내기도 하지요.

'모든 게 내 탓이다'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경영자 하워드 슐츠의 신조입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영인 스스로가 과감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지난 2008년 경쟁사에 밀려 위기를 겪게 되자 경영상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개선해 나갔지요.

그리고 스타벅스는 지금 세계 1위 커피 프랜차이즈로 거듭났습니다.

탈무드엔 좋은 리더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둘째,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는 사람.

스스럼없이 잘못을 인정하고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탓'틸리케도 다시 '갓'틸리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리더는 희망을 배달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기업에, 경제에, 그리고 우리나라에 희망을 배달할 수 있는 리더가 절실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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