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료배송 가로막힌 온라인 커머스,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16-10-13 07:57  | 수정 2016-10-13 08:23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사진 : 쿠팡]

배송혁신으로 불리며 쿠팡의 상징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은 ‘로켓배송이 결국 기준 가격을 인상했다. 자체적으로 배송 전문인력을 두고 생필품 같은 일부 품목에 한해 직접 배송에 나서면서 국내 배송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배송 건당 수천원씩 발생하는 적자가 서비스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켓배송 뿐만이 아니다. 13일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를 포함한 온라인몰들이 최근 무료배송 기준 가격을 인상하거나 서비스를 잇따라 중단했다. 대신 오프라인 유통 업체나 배송 전문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시도하는 등 제2의 배송혁신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발빨라 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 11일 구매액 9800원부터 무료로 배송해주던 로켓배송 기준 가격을 1만9800원으로 2배 인상했다. 1만9800원 미만일 경우 더이상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위메프도 9700원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지난달 말 중단했다. 파트너사와 협의해 상품을 9700원 이상 구입할 경우 무료로 배송해줬지만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접었다. 다만 쿠팡의 로켓배송과 유사한 생필품 직매입 판매 서비스인 위메프플러스 서비스는 가격과 상관없이 무료배송해준다. 이마트몰 역시 지난 7월 기존 3만원 이상이던 무료배송 기준액을 4만원 이상으로 올렸다.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사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무료배송은 딜레마로 여겨졌다. 오프라인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온라인 커머스로서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송비가 시장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배송비를 포함한 최종 가격을 제품 가격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큰 만큼 무료배송은 온라인 커머스 업체가 대량의 마케팅 비용에 따른 초반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진행해야 하는 서비스로 여겨졌다. 특히 대형 유통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나 MD(상품구성), 영업력이 부족했던 스타트업 출신의 국내 소셜커머스로서는 무료배송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를 낮추기 어려웠던 셈이다.
하지만 단순 무료배송에서 최근에는 로켓배송에 이은 제2의 배송혁신을 찾는 움직임도 커졌다. 티몬은 현대로지스틱스와 계약을 맺고 생필품 직매입 판매 서비스인 슈퍼배송을 시작했다. 티몬은 무료배송을 이유로 최소 주문액이 있는 로켓배송과 달리 2만원 이상일 경우 무료배송을, 주문액이 2만원 미만일 경우 2500원의 배송비를 받고 배송해준다. 자체배송이 아닌 전담 배송 업체를 두면서 이같은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티몬 측 설명이다. 티몬은 또 친철함을 내세운 로켓배송에 맞서 안전성을 강조한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지난 6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잡고 일부 제품에 한해 편의점 픽업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택배를 직접 받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한 대리 서비스로 24시간 내 인근 편의점에서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위메프의 경우 CJ대한통운을 통해 익일 배송하는 위메프 플러스에 이어 최근 지역 중소 택배업체와 손잡고 ‘지금사면 바로배송을 선보였다. 빅데이터를 할용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찾은 뒤 이에 적합한 상품군을 인근 택배 차량에 배치했다가 주문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다. 지역별 물류센터가 아니라 이동성을 갖춘 2.5t 트럭이 지역마다 있어 합류 지점에서 택배 차량에 물건을 보충하는 방식이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7월 시범운영 동안 주문 이후 최단 10분 내 배송이 완료됐으며,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배송건수도 전월 대비 182% 증가했다. 위메프는 올 연말까지 전국 5대 광역시로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주문마감 시간도 저녁 8시로 연장할 예정이다.
로켓배송 기준 가격을 올린 쿠팡은 당분간 정기배송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정기배송은 온라인 커머스 중 이마트몰, 11번가, 쿠팡만이 실시하는 서비스인 만큼 점유율 확대에도 용이한 측면이 있다. 특히 1만9800원으로 오른 로켓배송과 달리 정기배송은 여전히 9800원 이상일 경우 쿠팡맨이 배송해 로켓배송 기준 가격 인상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쿠팡은 현재 정기배송 품목 수에 따라 할인율을 늘리고 반려동물 상품 등 MD도 더욱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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