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상현실 게임 주류 되려면 2년은 기다려야"
입력 2016-10-12 18:09 

가상현실(VR)이 향후 2년 내로는 시장의 주류로 성장하지 않고 오히려 증강현실(AR) 시장이 먼저 열릴 것이다. 몰입과 같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유니티는 전세계 양대 게임 엔진 개발사 중 하나다. 게임 엔진은 게임 내에서 그래픽 효과나 물리 법칙 등을 미리 구현해놓은 구성 요소를 말한다. 쉽게 말해 게임 내에서 물통을 쳤을 때 깨지는 효과를 구현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게임 개발자들은 물통이 깨지는 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물통의 위치만 고민하면 된다.
현재 게임 엔진 업계는 VR, AR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개인용 컴퓨터(PC), 비디오 게임 시장의 강자인 언리얼이 주춤한 사이 유니티가 급성장했다. 양사는 신생 시장인 VR, AR의 주도권을 놓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유니티의 핵심 VR 개발자이자 10년 이상 게임 업계 경력을 가진 코리 존슨(사진)을 만나 VR 게임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VR이 많은 게임 개발사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여러 곳에서 신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VR 게임 개발이 기존 게임 개발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단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3차원(3D) 게임 등과 다르다. 기존 게임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하면 VR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멀미를 느끼지 않도록 게임 내 공간에서 수평 등을 일관성있게 맞춰줘야 한다. 즉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의 표현의 자유보다 게이머들에게 최대한 편안함을 제공하겠다는 관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유저 입장에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VR을 해보면 아직까지 현실 공간과 이질감이 느껴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등 어려움이 많다. 극복할 방안이 있을까?
아직까지는 방법이 없다. 구글이 내놓은 VR 인증인 데이드림에서도 초당 90프레임을 요구하는데 이에 부합하는 하드웨어가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성능이 우수한 하드웨어가 나오더라도 게임을 하는 시간이 3~4시간이 넘지는 않을 것이다. VR의 ‘몰입이라는 특성상 에너지 소모가 일반 평면 모니터용 게임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게임을 오랜 시간동안 계속하도록 디자인하기 보다는 한판이 20~30분 내에 끝나는 형태가 유리하다.
▲VR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오큘러스, HTC 바이브 등 PC와 연결하는 기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과 PC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
성능 측면에서 모바일은 아직 PC를 따라가지 못한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모바일이 뒤져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성능이나 하드웨어 문제가 해결되면 모바일이 VR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최근 포켓몬 고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AR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VR과 AR 중 어느 것이 새로운 게임 플랫폼에 적합하다고 보나?
VR은 아직 여러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지만 AR은 오히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좀더 유리한 점이 많다. VR은 향후 2년 내로는 시장이 커지지 않고 기반을 닦는 단계를 밟을 것이다. 2년 동안에는 AR 시장이 먼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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