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시장 VR 두고 페이스북·구글 대격돌 예고

여기 미친(Crazy) 가상현실 데모가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 함께하고 싶은 것들은 화성여행, 게임, 영화감상, 순간이동 등 뭐든지 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오큘러스 개발자대회(커넥트3) 무대에 올라 ‘소셜 VR을 시연하며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포스팅이다.
그는 VR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와 부인(프리실라 챈) 그리고 자신의 집에 있는 개(비스트)를 동시에 올려놓고 가상 셀카봉으로 찍은 사진을 ‘가족 사진이라고 소개했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본 약 2500명의 개발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는 미래 인터넷을 두고 구글과 본격적인 패권 경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잇따라 향후 10년 로드맵을 밝힌 페이스북과 구글은 ‘미래 인터넷 패권, 즉 미래 광고 시장을 두고 곳곳에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위와 같이 서로 중복되는 사업이 많아 향후 10년간 양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미래 인터넷으로 예상되는 ‘소셜 VR 및 ‘웹 VR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인터넷(웹)이 ‘웹 VR 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VR용 브라우저 ‘카멜(Carmel) 프로젝트를 공개했으며 ‘소셜VR도 공개했다.

카멜은 VR 시대에 구글의 모바일 브라우저 ‘크롬이나 애플의 웹브라우저 ‘사파리와 같은 같은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소셜VR은 2000년대 초반 큰 주목을 받았던 린든랩의 ‘세컨라이프가 VR에서 다시 살아난 것으로 현재 PC 및 모바일 인터넷은 2차원에 불과한데 3차원 공간(VR)에서는 ‘소셜이 킬러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래 인터넷을 두고 구글과 페이스북의 승부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지난 4일 VR 용 플랫폼 ‘데이드림과 기기 ‘데이드림 뷰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질주에 맞불을 놓는 효과를 가져왔다.
페이스북(오큘러스 리프트)의 가상현실 기기가 고가 장비 인데다 활용도가 아직 ‘게임에 한정 돼 있으나 구글 데이드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중적인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분야에서 앞서 있지만 구글이 ‘대중화를 무기로 적극적인 보급에 나서면 구글이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갈 수 있다.
미래 인터넷을 좌우할 또 다른 기술인 ‘인공지능은 구글이 치고 나갔다. 구글의 새로운 스마트폰 ‘픽셀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했는데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이 스마트폰에서 만나 ‘인공지능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향후 구글 이용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인공지능을 구축해 나갈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도 이용자 맞춤형 뉴스피드를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언어장벽 없고 추론, 예측 가능한 소셜미디어로 페이스북이 발전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양사가 최근들어 미래 기술 로드맵을 경쟁적으로 밝히고 있는 이유는 ‘영상 및 광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3~5년 후에는 현재 광고 시장 주도권이 모바일에서 미래 인터넷 영역, 특히 가상현실 증강현실 분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혈투는 ‘미래가 아닌 현재도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10일 선보인 ‘워크플레이스(Workplace)는 업무용 협업 앱으로 사내 부서간 화상 회의, 채팅, 라이브 비디오, 뉴스피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구글이 내놓은 업무용 소프트웨어 ‘G 스위트 를 겨냥했다. 구글은 지난달 30일 구글 닥스, 캘린더, 드라이브 등을 묶은 앱 꾸러미를 ‘구글포워크(Google for Work)에서 ‘G스위트(G suite)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기업 시장 공략을 선언했는데 바로 페이스북이 협업 툴, 워크플레이스를 내놓았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