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갈 돈 많은데 들어올 돈 없는 대우조선, 어쩌나
입력 2016-10-12 15:39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4조2000억원의 지원 결정이 내려졌을 때부터 제기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논란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맥킨지는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 보고서 초안에 대우조선은 자력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맥킨지는 대우조선의 반발로 이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조선업계와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은 맥킨지는 이전 5년동안의 경영실적이 향후 5년동안 반복되고, 시황 악화와 맞물려 사업규모는 축소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정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수주한 물량 중 아직 매출로 인식하지 않은 것도 있어 맥킨지는 이를 반영해 향후 실적에 대한 가정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맥킨지의 가정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날 국회에서 열린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필요성이 거론됐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대우조선 지원이 4조20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보느냐”고 질의하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그렇게 본다”고 답한 것. 채권단에서 추가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는 대우조선의 유동성 확보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에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1조원 규모의 드릴십 2척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난골에 대우조선은 인도대금의 30%를 주식으로 돌리고 70%만 현금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실현이 불투명하다. 대우조선은 올해 안에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협상만 한다고 소난골에 없던 자금이 생기는 건 아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사옥 매각도 지연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 사옥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코람코자산운용과 계약을 해지하고 캡스톤자산운용과 매각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캡스톤은 코람코와 달리 자금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이달 안에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람코는 대우조선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정공방이 시작되면 사옥 매각은 장기간 미뤄질 수도 있다.
분쟁은 회사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우조선은 희망퇴직과 지원 부문 분사를 통해 올해 안에 직원 수를 1만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 같은 회사의 방침에 반발하며 오는 18일부터 투쟁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희망 퇴직자에 대한 위로금도 문제다.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위로금 등으로 각각 2600억원, 2100억원을 썼다. 대우조선도 최소 1000억원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1조18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주류로 구성된 채권단은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고려 중이다. 결국 또 국민들이 대우조선을 지원하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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