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쉬운 성적 남기고 단종 된 갤럭시 노트 7
입력 2016-10-12 13:10  | 수정 2016-10-12 14:36
갤럭시 노트7 단종/사진=MBN
아쉬운 성적 남기고 단종 된 갤럭시 노트 7


◆ 54일만에 갤노트7 단종 ◆

갤럭시노트7 개발 코드명은 '그레이스(Grace)'였습니다. 아이폰보다 출시 시기가 빨라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과제는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7 출시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제품을 선보이고 홍채인식 등 기존에 없었던 기능을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서둘렀습니다. 애플을 제쳐야만 한다는 조급증이 현재 갤럭시노트7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리즈 순서대로라면 삼성전자는 노트6를 출시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6를 건너뛰고 7을 선보였습니다. 성능에 대한 자신감, 아이폰7과 맞붙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출시일도 아이폰7을 의식해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겼습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갤럭시노트7 출시 과정을 보면 뭔지 모르게 다소 조급해 보였다"며 "삼성의 최대 강점인 스피드를 강화한 것이지만 협력사들 기초체력과 스피드를 키우지 않고 너무 독주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발 기간을 앞당기다보니 부품이나 제품에 대한 충분한 테스트가 부족했습니다. 빠르게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전기·삼성SDI 등 계열사들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제품 불량률도 높아졌습니다. 2~3곳 공급처를 두고 충분히 경쟁시켜 좋은 품질을 이끌어내던 그동안의 삼성 전략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삼성전자 독주에 협력업체가 힘겹게 쫓아가는 구조가 됐습니다.


홍채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배터리 수명이 짧아졌고 이를 막기 위해 배터리 용량도 늘리고 급속 충전도 도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를 파우치 형태로 해 무게를 줄이는 시도를 했지만 이 시도는 굴곡이 져 있는 케이스에 무리하게 맞추는 과정에서 결국 발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발화사건이 터졌을 때 원인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재판매에 들어가는 조급함은 화를 키웠습니다. 8월 24일 첫 발화 사건이 발생한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9월 19일부터 삼성전자는 새 제품을 내놓고 교환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일 갤럭시노트7 판매도 재개했지만 내부에서조차 '말끔히 해소됐다'는 분위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이익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스마트폰 부문 제품 개발과 품질관리, 부품공급망을 새롭게 점검하고 보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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